디지털·아날로그 자료 아우르는 ‘지식의 숲’

by 강상도

나는 산책할 때나 주말에 접근성이 좋은 공공도서관에 간다. 도서관 주변에는 녹음이 짙은 산책로와 계절마다 알록달록하게 변하는 꽃과 식물, 오래돼 보이는 건축미가 잘 어울려 눈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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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도서관은 주변의 정원과 잘 어울려 한 폭의 풍경을 만든다. 동네 어르신의 쉼터이자 아이들의 놀이터다. 도시의 작은 숲이 마음의 여유를 주듯 도서관 주변의 환경은 또 다른 지식의 숲이 된다. 봄은 포근하고 여름은 그늘에 피하고 가을은 낭만을 즐기고 겨울은 따뜻한 곳이 도서관만한 곳이 없다.


실내에 들어가면 색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디지털 신문, 도서대출자동반납시스템, 안내 로봇 등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의 확산으로 도서관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사람 중심’의 아날로그적 환대의 공간은 도서관 정신을 이롭게 한다. 로비는 미술관이 되거나 전시 공간이 주는 아늑함이 유럽의 박물관에 와 있는 듯하게 한다.

‘인간은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은 다시 인간을 만든다’는 말 속에 도서관이 주목받는다. 도서관이 품고 있는 아름다움과 가치는 넓은 지혜의 바다와 같다. 영화와 소설 속 도서관의 모습과 글은 무심코 지나칠 수 없는 어떤 힘을 느끼게 했고 시공간을 초월한 삶의 한 페이지를 달궜다. 지금도 도서관은 ‘다라야의 지하 비밀 도서관’이나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도서관’에 나오는 위로와 희망을 준다.


자료실에 들어서면 묵직한 서가가 눈에 들어온다. 도서관은 책을 읽고 다양한 문화강좌에 참여하는 곳이지만 여전히 개인 학습이 우세다.

갈수록 책을 읽지 않은 시대에 도서관이 과연 어떤 존재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 생각해 봤다. 어릴 시절에 책은 넓은 세계로 나가는 하나의 돌파구였다. 도서관에서 진로를 찾았고 꿈을 보듬었다. 현실의 벽과 결핍을 넘어서게 했다. 선한 영향력을 준 도서관은 아직도 그 누군가에게 희망의 씨앗이며 지속가능성을 열어가는 공간이다. 뜻밖의 ‘책연’을 만날 수도 있다. ‘도서관은 한나라의 문화 수준’이라고 말할 정도로 일상의 삶에 녹아 스며들어야 한다. 그 특권이 문화시민으로 가는 길이다.


양쑤추는 ‘세상에 왜 도서관이 필요한가’에서 “도서관의 영혼은 도서 목록이니, 요긴한 곳에 돈을 써야 합니다. 몸뚱이와 영혼 사이에서 우리는 영혼을 선택했습니다”고 했다. 영혼이 담긴 도서관을 잘 이용하는 것도 민주주의 시민이 가질 의무다. 그 속에서 우리가 바라는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이 글은 6.22일자로 국제신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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