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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도피 D+6 금오름과 신창풍차해안도로의 멋진 일몰

by 펜이
효리네 민박 따라하기 - 금오름 풍경
금오름에서 본 한라산

제주 오기 전부터 마눌님은 '금오름~ 금오름~' 하고 되뇌었다.

효리네 민박 방송 프로그램에 나왔는데 너무 멋있었단다.


그래서 찾은 곳 '금오름'

일부 관광객이 있지만 평일이라 한산하다.

생이못-자주 마르는 못으로 생이(새)나 먹는 못, 4.3 때 오름에 피신한 사람들의 생명수였다(좌), 편백숲(우)

주차장에 주차하고 함께 걷는다.

우린 찻길로 걷지 않고 등산로를 걸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편백 숲에 새들의 반가운 지저귐을 들으며 경사도가 낮은 푹신한 꿈길을 걷었다.


서로 심호흡 크게 하니 절로 건강해진 느낌이다.

편백과 소나무 향이 코끝을 스친다.

오름이나 올레를 걸으면 꼭 나타나는 조각보

우리들의 걸음 소리에 놀란 꿩 한 마리가 갑자기 푸드덕 나뭇가지 사이로 사라진다.


"짜샤~우리도 놀랬잖아~"

심쿵했다.

금오름은 해발 400m이지만 주차장이 이미 300m여서 100m만 오르면 된다.

숲 내음 맡고 야생화를 보며 저 멀리 펼쳐진 푸른 제주 산하를 보면서 그렇게 오름을 즐겼다.


말굽 모양의 분화구 정상에 오르자 확 트인 경치에 탄성이 절로 터졌다.

푸른 초원과 하얀 억새 그리고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펜이 부부를 반겨주는 듯했다.

금오름의 분화구

먼저 올라온 입산객들은 저마다의 포즈로 기념하기 여념이 없다.

모두 젊은이들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를 보니 효리네 민박이나 이효리 뮤직비디오에서 본 장면이 떠오른다.

TV 촬영지에 펜이가 있다니 다소 흥분된다.

한쪽에서는 환호성을 지르며 페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젊은이들도 있다.

창공에 알록달록한 페러글라이딩은 마치 새처럼 자유롭게 활공했다.


정말 스릴 있을 것 같아 타보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다음을 위해 업체의 연락처도 챙겼다.

멍때리는 마눌님

체험료는 동영상 포함 10만 원(미포함 8만 원)이란다.

하늘을 나는 인간새를 보며 잠시 멍때리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진짜 효리네 민박?
효리네 민박집

하산해서 내친김에 효리네 민박 촬영지를 찾았다.

꼬불꼬불 길 따라 가니 작은 숲속에 거대한 대문이 나타났다.


바로 그 촬영지다.

대문 앞은 인적 하나 없고 CCTV 카메라만 우뚝 솟아있다.


CCTV와 대문에 쓰인 엄포성 글에 다소 실망도 했지만 연예인도 분명 사인이기에 사생활 보호에 필요한 조치일 것이다.


대문 옆 경비실 아저씨와 잠깐 눈인사만 하고 바로 빠져나왔다.

다녀온 소감! 진짜 갈 곳은 못 되더라~




효리네 민박 따라하기 - 신창풍차해안도로 일몰

제주 서부지역은 일몰로도 유명하다.

작년 올레 걸을 때 신창의 '바람의 정원 게스트하우스'에서 본 일몰은 가관이었다.


그런데 더 멋진 일몰은 '신창풍차해안도로'에서 보는 게 최고라는 게하 쥔장의 조언이 있었다.

그래서 찾았다.

일몰 시각이 다가오자 사람들이 풍차들이 즐비한 해안도로 주차장에 카메라를 들고 나타났다.

친구들이 함께하는 웨딩포토를 찍는 젊은이들도 있었다.


과년한 딸이 있는 펜이 부부는 예사롭지 않게 촬영 장면을 지켜보는데 예랑예신이 참 아름다웠다.

신창해안도로의 일몰

드디어 오후 6시 반을 넘기자 멋진 연출이 시작된다.

바닷가라 시야에릴 것 하나 없다.


일몰을 바라보는 눈은 다르지만 모두가 한마음 거란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일몰에 반하고 새로운 내일의 희망을 품으리라.

멋진 장면이 연출된다.

하루종일 이글거렸던 태양은 잠시 쉬러 바닷속으로 기우는데 마침 배 한 척이 수평선을 가로저으며 지나간다.


TV나 영화에서나 볼만한 풍경이 잡혔다.

이런 멋진 일몰은 블로그 제목처럼 펜이 태어나 첫 경험이다.

마눌님도 이런 멋진 장면을 못 봤으면 평생 후회할 뻔 했다고 몇 번이고 데려온 펜이에게 감사했다.

갑자기 어깨가 우쭐해졌다.


'신창풍차해안도로'도 효리네 민박에 등장한 멋진 곳이다.

열흘 후에 딸내미들이 이곳에 오는데 꼭 보여줘야 할 곳 목록에 등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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