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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쌤 Sep 10. 2022

상대의 말투를 깔보는 패턴

나의 열등감일까? 상대의 우월감일까?

저의 남편이 범생님과 닮았다. 범생님은 어떤 사람일까? 학교 공부밖에 모르는 우둔한 사람일까? 

아무튼 함께 사는 사람으로서 한 번씩 답답함을 느낄 때도 있다. 

융통성이 부족할 때는 속이 탄다. 그러나 기다려 주면 해결이 되니까 살지.

감정일기에서 범생님의 행동을 심리 파악해 본다.

"아들아 너는 공부를 해야 하니까 대도시로 이사를 가자."

"네? 뭐라고요."

"우리 집에 대들보가 될 터이니 이사를 가서 너를 공부시켜야겠다."

"누나는요? 누나는 놔두고 왜 나한테만 신경을 쓰세요?"

"너는 나의 마스코트잖아." 

"(부담감을 느끼며) 알았어요."


이렇게 하여 범생님의 집은 초등 때부터 아들을 위해 대도시로 이사를 왔다.   

오로지 공부만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공부를 하다가 삐딱선을 탔다. 점점 성적이 하락되었다. 아버지를 실망시키는 게 싫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범생님은 세월이 흘러 한 여자를 만나 결혼을 했다   

범생님은 가정에 충실한 사람이다. 얼굴을 보면 집과 회사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어릴 때 공부도 잘하고 착하고 부모의 기대가 컸기 때문에 전적으로 밀어주는 가정이었다. 누나와 범생 단둘이었는데 부모님은 범생님만 위해 시골에서 토지를 팔아 대도시로 이사를 와서 공부를 시켰다.
    

범생님은 너무 적극적이니 보니 부담이 되어 공부에 흥미가 떨어지고 부모의 기대에 반도 못 미치게 되었고, 회사에 들어가서도 인정받을 만하다가 무너지고 이런패턴이 반복되었다. 그리고 결혼하여 아이를 키우면서도 존중받지 못하고 매사에 지치고 힘들었다.    
 

회사에서나 가정에서나 자신감이 없었다.

어릴 때는 그렇게 잘나고 부모님께 지원도 많이 받고 남부러울 거 없이 자라다가 점점 자기의 정체성이 흔들린 것이다. 누나는 부모의 뒷전으로 밀려났기 때문에 자립적으로 소생해야 되었다. 누나도 사람인지라 동생과 비교는 되었지만 스스로 일어나는 힘은 강했다. 동생처럼 적극적 혜택은 받지 못했지만 나름대로 내적힘이 강했다.  

어른이 되었을 때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자랐던 누나는 세상을 살 때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대처 능력이 탁월했다. 언제나 안정적인 생활을 하였고, 하는 일마다 술술 풀렸고, 현재도 잘 살고 있다. 남동생과 반대의 생활이었다.

범생님은 나날이 불안, 두려움, 혼란스러움, 주눅, 눈치 봄 등이 괴롭혔다. 하물며 가정에서 아내와 아이들에게까지 거기다가 장모님이 방문할 때도 비위를 맞추느라 힘겨워서 감정 일기를선책하게 되었다.     




어느 날의 감정일기의 피드백을 들여다 본다.    
범생님의 일상생활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네요.

바이오리듬처럼 한 사람의 감정 흐름을 느껴봅니다. 무기력에 쩌려있을 때 범생님의 대처 방법은 어떨까요? 알아차리기를 한 번이라도 해 보셨을까요? 이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해도 편해지는 데 말입니다. 혹시 안 해 보셨다면 지금 저하고 알아차리기 연습도 해 보아요.  


눈을 감으시고 
넓은 공간으로 이동합니다. 
현재 내가 고통을 겪는 모습을 공중에 띄워 보세요.
어떤 모양인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살펴보세요.
내가 부여잡고 있는지? 아니면 흘러 보내려고 하는지.
자! 이제 더 높이 그 고통을 보내 버리세요.
부여잡고 있으면 있을수록 나는 작아져요.
난 작아지는 게 싫으니까 훅~ 보내버리면 됩니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뜨세요. 
이것이 알아차리기 훈련입니다. 
상상하셔도 좋고 아니면 직접 산책로를 가셔서 하셔도 좋습니다. 


어떠셨나요?

어떤 일이라도 이렇게 흘러 버리면서 알아차리기 하셔요. 

나날이 내가 커지는 경험이 될 것입니다. 



범생님은 직장에서 여자 사원에게 말로 당하기만 하다가 이제는 대꾸도 하셨네요. 역시 실천가입니다. 

용기 있게 범생님의 마음을 전하고 나니 속이 후련하죠? 이게 바로 분리 작업이에요. 만약에 꾹 참았다면 또 계속 화도 나고 생각도 날 것이고, 그것이 쌓이면 그 사람이 느닷없이 미워질 것이고, 그 미움이 차곡차곡 내면에 쌓이게 되지요. 그래서 모든 부분에 이런 분리 작업이 필요하지요.     

얼마 전 차 사고에도 그냥 내가 일을 저질렀다기보다는 어떤 의미를 창출해 보셔요. 

'내가 요즘 많이 심란하는구나. 이쯤에서 심란한 감정을 바라보라고 이런 일이 일어났구나'. 하고 알아차려 보셔요. '더 큰 사고가 아니니 다행이다.'라고 위로도 해 주시고요.
아내에게도 당당히 말씀하셔요. "요즘 내가 살짝 불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이런 차 사고가 나서 놀랐지? 미안해. 앞으로 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할게." 하면서 범생이 님의 마음을 전하세요. 그러면 아내도 남편의 마음을 헤아릴 겁니다.     

이곳저곳에서 감정 분리 연습을 잘하시고 계시니 갈수록 감정이 명료해지네요.
감정 일기 내용도 구체적이어서 좋아요. 이런 나날들이 지속된다면 머지않아 현실에서 끄달림이 없이 자신을 잘 데리고 살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으면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자동으로 깔보는 패턴이 생깁니다. 그래야 내가 살 수 있기 때문이지요. 감정 일기로 알아차리기 하신다면 그런 패턴에서 놓여 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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