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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쌤 Jan 05. 2023

결핍은 열정을, 열정은 열매를

8-2 힐링을 위한 문학으로 글쓰기 1기





어릴 때 농촌에 살면서 내가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지도 못하고 뭔가 결핍이 되었던 거 같다. 심리적으로 볼 때 어느 한 곳이 결핍되면 모든 것이 다 결핍인 것처럼 느껴진다. 뭐 결핍이라면 무용에 끼가 있다고 극찬을 받고도 무대에 서보지 못했던 일, 그림 그리기 대회에서 상 받고 더 이상 그리지 못했던 일, 수학선생님이 좋아서 수학을 잘했지만 용기가 없어 경시대회 나가지 못했던 일, 고전 책 읽기 팀에 끼고 싶었는데 탈락되었던 일 등 많기도 하다. 이런 결핍들이 모여서 나의 열등감이 되었다.


그 대신 마음껏 뛰놀고, 자유롭게 선택하고, 해맑게 웃으며 잘 지냈다. 시골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던 추억도 많았다. 요즘 아이들에 비하면 정신적으로 피폐해지진 않았다. 반면 방학이 되면 친구는 시골에 살면서 도시로 나가 영어와 수학학원을 다녔다. 역시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럼 난 뭐야. 나도 막내인데 우리 오빠는 왜 나를 도시로 부르지 않는 거야."라고 한탄을 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자'라는 속담을 생각하면서 도시 학원 다니는 것을 포기했다. ‘내 인생은 내가 개척하는 거야.’라고 하면서 일찌감치 철이 들었다.


진즉 철이 들어 버린 나는 아버지가 결혼도 빨리 시켰다. 마치 결혼이 직위에 오르는 것처럼 신나고 행복했다. 나의 독무대가 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설레었다. 법 없이도 사는 남편, 배려 잘하는 남편을 만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맘껏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숫기가 없는 나는 조신하게 굴었다. 그러던 중 남편은 나에게 요청했다.


“당신은 지금부터 놀지 말고 뭐든지 하세요. 아이들 커서 결혼하고, 당신도 나이 들면 혼자 뒤처지니까.” 이 말을 듣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이제 좀 편하려고 결혼했는데 나보고 돈 벌어 오라고?”

“아니지. 당신을 위해서 먼 미래를 위해서 하는 말이지.”

“그게 그 말이지.”라고 하면서 바짝바짝 대들며 따졌다. 

이 요구에 낙망하고 말았다. 너무 서운하고 억울하고 싸늘하게 들렸다. 남편의 말투를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리고 가슴이 갑갑하고 힘들었다. 이 기회에 진정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돈을 떠나서 뭔가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었다. 남편의 말 한마디가 나를 움직이게 해 주었고 내가 원하는 것을 찾게 해 주었다. 만약에 사사건건 간섭하는 남편을 만났다면 나의 욕구는 무의식에 파묻히고 말았을 것이다. 다행히 모든 것은 원하는 대로 진행되었고 남편의 말이 촉발이 되어 배움에 결핍이 많은 나는 공부에 전념하게 되었다. 결혼 전에 움츠렸던 내가 결혼 후에 활짝 폈다.  


운 좋게도 나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인연들과 연결이 되었고 뜻을 펼치게 되었다. 살금살금 공부를 하여 심리상담사가 되었다. 중학교 아이들을 상담하면서 느낀 점과 내가 학생 때 상황과 사뭇 다르다. 중1 학생이 고3 수학을 풀면서 스트레스받고 있었다. 5~6년 선행학습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웠다. 아이들이 학원 다니느라 밤늦도록 공부하고 집으로 가면서 죽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을 보았다. 그러면서 충동적으로 자해와 자살을 수시로 생각한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다 지원해주는 것이 자신들의 욕구 충족이 아닐까 싶다. 나의 부모는 먹고살기 바빠서 그러지 못했다. 


아이들은 나에게 말했다. “선생님은 전에 계시던 선생님과 느낌이 달라요. 뭔지 모르게 든든해요. ”라고 말을 했다. 우월감과 열등감, 안과 밖, 좋음과 나쁨,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등 이러한 단어가 생각나면서 완벽한 삶은 이 세상에 없다. 그저 주어진 삶에 나를 던져놓고 결핍된 나의 욕구를 채우면서 살아가는 삶이 내가 원하는 삶이지 않을까. 어쩜 어릴 때 궁핍함이나 결핍들이 나를 단련시킨 게 아닐까? 사람들이 나를 보고 '대단하다' 소리를 자주 했다. 어릴 때 가족들도 나에게 '대단하다'라고 했다. 그 말에 맞는 옷을 입으려고 지금도 노력하는 것인가. 누가 뭐래도 나는 도시 악어처럼 노력은 다 한 셈이다. 




8-1: 힐링을 위한 문학으로 글쓰기 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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