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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쌤 Jan 05. 2023

독재자 & 협조자?

8-3 힐링을 위한 문학으로 글쓰기 1기



도시 악어처럼 나도 원해서 시골에 온 게 아니야. 엄마가 아버지를 만났기 때문에 난 여기서 태어났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내 탓도 아니고, 남들 하는 거 다하고 싶어 하는 것도 당연한 거야. 그런데 나의 환경은 시골이었기 때문에 제제가 많았어. 그래서 맘껏 표현하지도 못했고. 어른이 되니까 그때 참았던 욕구들이 분출되어 미치겠어. 참으면 참을수록 터져 나오는데 어쩌라고.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독재자 또는 카리스마가 있다고 하네. 나는 살기 위한 발버둥이었을 뿐인데 말이야. 그 어떤 것도 무단히 나타나는 건 없어. 다 이유가 있지....




카리스마! 독재자! 왜 이런 말을 듣게 되었을까? 어떤 모임을 이끌어 가려고 하는데 제안하신 분이 나보고 리드 하라고 했다. 마침 내가 원하던 모임이어서 바로 계획을 세우고 링크를 단톡에 탑제했는데 어이없게도 독설을 한다. "금방 해 버리네요." 이분이야 말로 독설자 또는 독재자가 아닌가. 난 사람들의 상황을 물어보고 조율하고 가급적 동의를 얻고 나서 만들었는데 내가 무슨 독재자라고? 그 말을 들으니 나도 모르게 부아가 치밀었다. 


그분의 닉네임이 ‘바다’다. 바다님은 나하고 성질이 비슷하여 꼭 한 번씩 부딪히며 언짢은 일들이 일어난다. 참 신기하게도 부딪히고 나면 더 가까워지고 서로 배울 점이 있고, 그리고 또 부딪힌다. 부부도 아니면서 왜 헤어지지 않고 이렇게 앙숙처럼 붙어 있을까. 바다님과 나눈 대화다.

“우리 슈퍼비전 모임 하나 만들까요?”라고 바다님이 말했다.

“네 그럽시다. 저도 그 모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

“그럼 제가 도와줄 테니 앞장 서봐요.” 나를 부추긴다.

“아 그러면 일단 독서모임에 박사 공부하신 분이 두 분 계시니까 그분들과 함께 4명이 시작해요. “

“네 좋아요.”라고 하면서 둘이서 결성을 하였다.

바다님이 갑자기 “우리 호바님을 넣을까요?”라고 말을 했다. 호바님은 나도 아는 분이었다. 그런데 그분은 도대체 문자를 주면 답이 없다. 답답한 분이다. 나의 문자를 씹는 분이 나한테는 좋은 인상을 줄리가 없었다. 그래서 아무 소리 않다가 자꾸 물어서 “좀 더 두고 봐요. 직접 연락이 오면 결졍하죠.”라고 했다. 그녀는 연락이 계속 없었다. 일주일 지난 어느 날 저녁에 나의 개인적인 모임을 하면서 친구들에게 가볍게 자랑을 했다. “우리 전문가 슈퍼비전 하기로 했어요.”라고 하니까 바로 자기들도 끼워 달라고 했다. 나는 먼저 회원들께 물어봐야 된다고 말하고 허락하지 않았다. 그 이후 두 분을 모임에 끼워도 되는지 단톡으로 물어봤다. 바다님과 회원들이 찬성했다. 그래서 4명에서 6명으로 재구성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두 사람을 투입시킨 셈이다. 이때부터 뭔가 꼬인듯하다.




드디어 첫 모임에서 오티(OT)를 진행했다. 진행하는 과정 속에 뭔가 이상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는데 바다님이 하는 말이 ‘캘리 님이 아는 사람으로 구성되었네.”라고 하면서 넌지시 불평을 쏟아냈다. 그래도 아량곳 하지 않고 진행하는 과정 속에 내가 질문을 던졌다. “이 집단을 폐쇄 집단으로 할까요? 개방 집단으로 할까요?”라는 말에 바다님이 “캘리 님이 호바님을 넣자고 했을 때 아무 말도 없더니 지금 와서 왜 그런 질문을 던지나요?”라고 말을 했다. 바다님 앞에 있던 두 분이 “캘리 님은 독재자다." "맞아?”라고 하면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웅성거렸다. 난 또 공분했다. “내가 왜 독재자야. 아니야. 난 이미 허락을 받아서 단톡에 초대를 했고 호바님은 나한테 전화도 오지 않았어. 그런데 내가 왜 독재자야.”라고 하면서 투덜거렸다.


바다님이 슬쩍 말한 것뿐인데 난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아까 진행을 하는데 뭔 말을 했는지 집중이 되지 않았다. 가만 생각해보니 내 마음속에는 이미 호바님을 제외시켰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얼마 전에 나의 카톡을 여러 번 씹었다는 이유와 연수에 함께 가자는 문자를 보냈어도 답장을 주지 않았다. 난 점점 그녀와 멀어지고 싶았다. 이런 심리가 깔려 있으니 마음속에서 제외시킨 것이었다. 그것이 바다님에게 은근히 전달되어 기분 나빴나 보다. 요즘은 톡으로 소통을 하다 보니 서로 오해도 생기고, 선입견도 생긴다. 이 상태에서 표현하지 않으면 영영 인연은 끊어지고 말 것이다. 바다님과 나는 종종 이런 식으로 부딪힌다.  




바다님은 1년 전 독서모임에서 만났다. 나보다 더 센 사람이라는 것을 짐작했다. 지금까지 내가 주도했던 모임도 참 많은데 바다님이 나타나면서 난 피곤해졌다. 나의 대적을 만난 셈이다. 바다님이 나를 질투하는 것인가? 뭔가 배울 점이 있어서 함께 하는 건가?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모임이 끝나고 바다님은 나에게 전화를 했다. 전화 내용은 나를 더 혼노하게 만들었다. “모임은 잘 이끌어 가는데 뭔가 나하고는 잘 맞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있어요. 앞으로 얼마나 더 부딪힐까 걱정은 되네요. 미리 각오를 해야겠어요.”라고 말을 했다. 결국 내가 이끌어 가는 게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미안해요."라하면서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나한테 잘 부탁한다니 참 어이가 없다.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보았을 때 함께 했던 사람들의 속마음까지는 알 수 없지만, 내가 하는 것을 좋아해 주고, 진심을 알아주고, 따라주는 것이 더 많았다. 그랬으면 됐지 뭐. 카리스마도 지나치면 독이 된다고 했다. 카리스마는 개인의 성격이 아니라 보는 사람의 시각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나의 성격은 독재자일까? 협조자일까? 카리스마가 있는 걸까? 맞아, 독재하는 부분도 있고, 협조하기도 하고, 카리스마도 가끔 있는 거 같다. 


에니어그램 성격 유형에서 사람은 세 가지 유형이 있다고 했다. 자기 보존 본능, 성적 본능, 사회적 본능 중 자기 보존 본능은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어 혼자라도 만족할 수 있는 유형이고, 성적 본능은 몇 사람과 깊은 유대감을 맺고 성취해 가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고, 사회적 본능은 공동체에 적응하고 다수의 사람들을 이끌어 가는 데서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결국 진짜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은 사회적 본능의 사람들이다. 나는 성적 본을 가진 소유자다. 성적 본능은 규모가 작은 카리스마형이다. 내가 나를 알려면 남들이 하는 말에도 귀를 기울어야 한다. “역시 캘리 님은 카리스마가 있어요.”라는 말을 적잖이 들었고, 지금도 '독재자'라는 소리를 들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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