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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쌤 Jan 17. 2023

많은 열매들은 그저 달리지 않는다.

8-4 힐링을 위한 문학으로 글쓰기 1기

미션: 지금 이대로 현재의 삶에 만족하십니까?




아는 동생(성연) 이 어렵게 말을 끄집어냈다. 남편이 신종병이 생겨서 걱정이 태산이라고. 지금까지 공황장애로 약을 오래도록 먹고살았는데 약의 부작용은 아니지만 갑자기 손 떨림과 동작 느림과 몸이 앞으로 자꾸 기울어져서 병원에 가보니 의사님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직장에 다니는 것이 힘들 수도 있어요."라고 맬했다고 했다. 성연이 남편이 3개월 동안 자동차 접촉사고를 4번이나 내고 피해보상으로 몇백만 원씩 지출하고 속상하다고 하소연을 했다.  

 

난 궁금하여 “왜 그래 성연아. 무슨 병인데?”라고 걱정되는 얼굴로 물으니 남편이 ‘파킨슨’ 병의 시초라고 했다. 병의 증상은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중간중간 깨서 배 주물러 달라고 하고, 소변 안 나온다고 하면서 고통스러워한다고 했다 성연이가 남편 옆에서 이것저것 요구사항 들어주기도 힘들지만 오죽하면 그럴까 싶어서 안쓰럽다고 했다.  “아 이런 일이 있었기에 얼굴이 많이 어두워 보였구나.”하면서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성연이랑 인연은 아이들 키우면서 알게 되었는데 사람이 좋다 보니 아직도 친동생처럼 잘 지내는 편이다. 성연이랑 함께 마트나 백화점에 가면 항시 놀란다. 가는 곳마다 카트에 홍삼진액, 식품, 유기농 채소 등 아주 많이 담고 그것도 부족하여 등급이 높은 소고기, 생선 종류 등 푸짐하게 담는 것을 보았다. 난 돈을 아끼려고 쥐었다 놨다 반복하면서 겨우 돼지고기 목살만 샀다. 시장 보는데서만 차이 나는 게 아니라 옷 사러 가도 성연이는 날씬하고 얼굴도 이쁘고 돈도 많아서 이것저것 매장에 있는 옷 다 입어볼세라 욕심을 부렸다. 나는 그저 만져 보고 눈요기만 했다. 나도 여자인데 얼마나 입고 싶었을까. 그래도 괜찮은 척하며 꾹 참았다. 그런 세월을 보내면서 성연이는 성연 이대로, 나는 나대로 자기가 가치를 두는 곳에 열심히 투자를 했다.





이 글을 적으면서 성연이와 살짝 비교를 해 봤다. 그렇다고 아는 동생을 비하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 당시 나는 왜 그렇게 밖에 살지 못했을까? 나도 얼마든지 돈을 팍팍 써도 되는데 말이다. 시골에 살면서 아끼는 것이 버릇이 되어서 남들 하는 만큼 통 크게 하질 못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사람의 인생길은 예측할 수가 없다. 지금의 성연이 가족의 상태는 아들이 소아 당뇨 때문에 치료하고 있고, 남편은 3개월 전 파킨슨병 초기 증세로 걱정하고 있고, 언니도 눈에 병이 나서 대수술을 했다. 이렇게 우여곡절이 많다 보니 얼굴이 많이 상했더라. 


 성연이의 가족과 반대로 나의 가정은 평탄하게 사는 편이다. 예나 지금이나 그저 평범하게 살고 있으니 때로는 사는 게 재미가 없기도 하고 밋밋하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 많이 느끼는 것은 평범한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바이다. 남편의 말대로 사회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나의 능력으로 승부를 걸고 싶었어 많이도 참았다. 힘들지만 쓸쓸하게 혼자 공부에 매진했던 것이다. ‘넘치는 것이 모자람 보다 못하다’라는 말이 생각나면서 '인생은 길게 봐야 되는 거야.'라고 읊조려 본다. 




코로나 덕분에 난 글쓰기 모임에 들어갔었고 많은 문우들을 만났다. 남들이 다 하는 브런치 작가도 되어 보고, 문우들과 함께 글을 읽고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서로 거울이 되어 주기도 했다. 문우들의 글을 읽으면서 감동받아서 흥분하기도 하고, 잘 썼다고 칭찬도 해 주었다. 글쓰기 하나만 선택했을 뿐인데 많은 일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2년 전 공심님과 함께 감정일기 방도 만들어서 운영을 하고 있고, 더불어 내내 치유 독서까지 온라인으로 운영한다. 바람이 있으면 기회가 온다고 누가 말했던가? 운 좋게도 아침 명상 방도 운영하고 있다.



                                                                                                                                            나의 성격은 한 가지를 시작하면 꾸준히 하는 편이다. 지금까지 나열한 것들도 어쭙잖게 시작했으나 나의 정서와 맞아서 그런지 아무 탈없이 20년을 심리전문가가 되어 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끝까지 삐뚤어지듯이 나는 30대 후반에 첫 단추를 잘 끼운 게 틀림없다. 20년 전에 심리상담의 첫 단추를 끼우고부터 내가 원하는 삶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더니 나의 한은 이렇게 술술 풀려 가고 있다. 



상담 공부를 시작할 때도 아이들을 잘 키우려고 시작했고, 

치유 독서모임도 나의 무지를 깨우치기 위해 선택했던 것이고, 

요가명상도 건강을 지키기 위해 입문했다가 아침 명상으로 연결되었고,

글쓰기도 꾸준히 하다보니 좋은 문우님과 연결이 되어 보람이 있다.       

그래서 나는 나의 삶에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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