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행복 실천기
날씨가 따뜻해지고 옷차림이 가벼워지면, 마음속에 욕심이 피어올랐다. 여름이 되기 전 다이어트를 성공해, 짧은 바지를 입고 딱 붙는 상의를 입을 것이라는. 마음속에 피어난 욕심은 대개 준비 없는 절식과 무리한 운동으로 이어졌다. 살을 빼겠다는 마음만 있을 뿐, 계획도 목표도 없이 시작된 다이어트는 길면 일주일, 짧으면 삼 일 안에 끝이 났다. 나의 다이어트는 대체로 ‘건강을 해치는 다이어트’였고, 그런 방식으로 살을 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건 비교적 최근이다.
지금으로부터 한 달 전, 언니와 함께 다이어트를 다짐했다. 아르바이트를 그만둔 후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며,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군것질 없이 평소처럼 밥을 먹어도 활동량이 적다보니 배와 허벅지에 살이 찌는 게 보였다. “이것 봐. 알바 그만두고 살이 이만큼이나 쪘어. 바지가 안 맞아.” 언니는 내 배를 보더니 말없이 티셔츠를 들어올렸다. “나도. 장난 없다, 지금.” 언니는 손으로 배를 만지며, 실습 중 심심풀이로 먹는 간식 탓에 바지가 조금 찡긴다고 했다. 나는 언니의 배를 보고 내 배를 들여다봤다. 아무래도 우리 둘 다 다이어트가 필요할 것 같았다. 언니는 곧장 내 방에 놓인 체중계를 가지고 왔다. 언니와 나는 차례차례 체중계 위에 올라 몸무게를 쟀다. 55킬로그램이 넘으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몸무게는 생각보다 적게 나왔다. 나와 언니는 벽에 걸린 달력에 서로의 몸무게를 크게 적었다.
다이어트를 다짐했으니 계획을 짜야 했다. 기간은 4월 10일부터 5월 10일까지로 정했고, 기간 안에 5킬로그램을 감량하는 걸 목표로 잡았다. 식단은 일반식을 먹되, 양을 줄이는 것으로 했다. 예전의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통해 절식과 단식의 결과를 몸소 체험했기에, 그때와 같은 상황을 반복하고 싶진 않았다(거식증과 폭식증, 탈모와 생리 불순. 절식과 단식은 아주 오래 우리를 괴롭혔다). 운동은 유산소와 무산소를 병행하기로 했다. 집 앞 근처 산책로를 매일 한 시간 씩 걷고, 홈트를 통해 근력 키우기. 그렇게 나와 언니는 밥을 조금 덜 먹으며 매일 두세 시간 씩 운동했다. 다이어트를 시작한지 일주일 쯤 지났을 때, 살이 빠지는 것과는 별개로 몸이 가벼워지는 게 느껴졌다. 아침이면 무겁던 종아리가 가벼웠고 저녁까지 빠지지 않던 붓기가 점심이 되면 빠졌다. 나와 마찬가지로 언니 역시 몸이 가벼워지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무엇보다 앉으면 찡기던 실습복 바지가 아주 약간 커진 것 같다고 했다. 매일 운동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갑작스런 약속이 생긴 날엔 운동을 쉬었다. 또 주말이면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천천히 소화시켰다.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지향했던 예전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지만, 지금의 우리는 죄책감 없이 음식을 먹었고 저녁이 되면 운동을 했다. 더 이상 굶는 것으로 열량을 소모하거나 체중을 감량하지 않았다.
오늘은 한 달 다이어트의 마지막 날이다. 언니는 총 2킬로그램을 감량했고, 나는 0킬로그램을 감량한 대신 허리둘레를 2센티미터 줄였다. 체중계에서 내려온 언니는 “잘 먹은 탓에 살이 더 쪘을 줄 알았는데, 의외다!” 하며 기뻐했다. 나 역시 언니와 같은 기분을 느꼈다. 다이어트를 하면서도 먹고 싶은 걸 아예 참지는 않았기에, 살이 빠질 거라 생각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2센티미터나 줄어든 허리를 보자, 목표한 무게만큼은 감량하지 못했지만 건강하게 살을 뺐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어느 날부터 다이어트는 우리 삶의 한 부분이 되어버렸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버릇처럼 “다이어트 해야겠다.” “나 살찐 것 같아.”라고 말한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마음먹기 이전에, 또 계획하고 실천하기 이전에 그것이 정말 나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봤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나와 언니의 한 달 다이어트는 나와 언니가 원한 다이어트이지만, 예전의 우리가 했던 다이어트는 주변의 눈을 의식한, 아주 극단적인 다이어트였기 때문이다(이러한 다이어트의 결과는 우리 몸과 마음에 아주 큰 상처를 남긴다).
다이어트를 아주 성공했다고도, 실패했다고도 할 수 없는 오늘, 나와 언니는 다시 다이어트를 다짐한다. 감량보다는 건강한 몸, 탄탄한 몸을 만들자는 목표와 함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