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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연 Jun 20. 2020

오늘의 생각 : 책임감

무언가를 책임진다는 것에 대하여





책임의 사전적 의미는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 또는 '어떤 일에 관련되어 그 결과에 대하여 지는 의무나 부담. 또는 그 결과로 받는 제재'이다.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책임이란 말속엔 꽤나 무겁거도 어려운, 책임이 깃들어 있다.


최근 들어 나는 내가 책임져야 할 것들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예전에만 해도 책임에 대한 생각이 없거나 가벼운 탓에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았지만, 고양이를 만나고 그들의 삶에 개입한 이후부터 책임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내가 사는 동네엔 고양이 밥을 챙겨주는 사람들이 많지만 동시에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들이 내게 보내는 따가운 시선과 날카로운 말은 자주 나를 위축시키고 동시에 내가 져야 할 책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불과 며칠 전에도 나는 그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물론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나와 같은 캣맘은 적으로 느껴지겠지만, 서러운 마음이 드는 것 또한 어쩔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나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는데, 혹시 그들이 아이들에게 해코지를 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지난해 누군가, 고양이가 자주 다니는 통로에 쥐잡이용 끈끈이를 놓은 적이 있기에(그래서 은비의 다리털과 꼬리 털을 모두 깎아야만 했었다) 두려운 마음은 더욱 커졌다.


그렇게 두렵고 불안한 마음으로 아가들의 안전을 기도하다, 나는 그들의 삶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아이들의 삶과 내일에 대한 결정을 내리니, 마음이 조금은 덜 불안해졌다. 물론 내게 집을 구할 만큼의 돈이나 아가들을 재울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노력하면 그것들을 충분히 가질 수 있기에, 나는 아이들의 삶을 책임지기로 결정했다. 


책임, 아이들의 삶과 아이들의 얼굴, 또 내가 감당해야 할 미래를 생각하면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것을 외면할 때의 마음보다는 지금의 마음이 훨씬 가볍기에 책임에 대한 무게를 내려놓지는 않으려 한다. 다만 그때까지 아이들이 건강하고 씩씩하게 곁에 있어주길 바랄 뿐이다.




무언가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것은 꽤나 어렵고 두려운 일이지만

그것을 외면했을 때의 마음보단 가볍고 후련하기에,

나는 고양이들의 삶과 내일에 대한 책임을 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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