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의 어린소년과 자연
오지 않는 잠을 청하려, 불을 끄고 돌아누웠다. 빗소리 사이에서 어디선가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다. 어렸을 적 많이 듣던, 장마철의 개구리떼 울음소리다.
신개발지역에 살았던 그 때는, 너른 땅인 듯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은 공터가 많았다. 덕분에 어린 시절에는 큰 나무에 새 떼가 지저귀는 소리도, 개구리들이 우는 소리도 마음껏 들을 수 있었는데...
나는 엎드려 눈을 감고 듣는 그 울음소리가 좋았다. 한동안 듣지 못했던 추억 속의 그 소리를 눈을 떠 확인하는 순간, 들뜬 마음이 차갑게 식었다.
고작 낡은 선풍기에서 울리는 나사팬 돌아가는 소리. 순간 마음 깊은 곳이 울컥하며 치솟았다. 그 시절의 나무, 개울녘의 개구리들이 몹시도 그리워졌기 때문일까.
추억은 언제나 돌아오지 않는 그리움으로 남는다. 어두운 이 방 안, 눈뜨면 보이는 선풍기가 싫어서 다시금 잠을 청한다.
나는 눈을 감으며, 그렇게 머릿 속에 그려지는, 희미한 어린 날의 즐거움을 다시 꺼내보는 것이었다. 이젠 돌아오지 않을 소소한 과거의 기억 속으로...
개구리 울음소리와 새떼의 지저귐과 붉은 노을의 그림자가 아른 거린 그 때처럼, 때론 아프고, 슬프고, 피하고 싶은 기억들이 섞여 있을 지라도.
우리, 좋았던 그 순간만 가져가요.
2013.07.09 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