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성진 Oct 19. 2020

철밥통의 굿모닝 편지-도라지

난 네가 있어 참 좋다

여름을 줄기차게 달려온
도라지가
많이 피곤한 듯
살며시 땅으로 기대니
포근한 햇살이 남은 열기를
이불에 담아 살포시 덮어주네요

누렇게 익은 호박이 담장 위에
편안하게 누워
파랗게 깊어 가는 하늘에
낙서를 합니다

'난 네가 있어 참 좋다'


행복으로 써놓고
미소로 지워봅니다


연분홍 무궁화를 보노라니
선한 그리움이
분홍의 결을 타고
한땀수를 놓는 듯합니다

가을에 취한 햇살 한 줌 나눠 마신 무궁화가
분홍으로 선하게 익어가는 것은
선한 보고픔을 가을로 적셔놓은
까닭인 듯합니다

분홍빛으로 고운 무궁화의
선한 그리움처럼

파랗게 낙서도 많이 하고

자유롭게 상상하면서
오늘도 우리 선하게 살았음 싶네요


작가의 이전글 철밥통의 굿모닝 편지-나팔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