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밥통의 굿모닝 편지-도라지
난 네가 있어 참 좋다
여름을 줄기차게 달려온
도라지가
많이 피곤한 듯
살며시 땅으로 기대니
포근한 햇살이 남은 열기를
이불에 담아 살포시 덮어주네요
누렇게 익은 호박이 담장 위에
편안하게 누워
파랗게 깊어 가는 하늘에
낙서를 합니다
'난 네가 있어 참 좋다'
행복으로 써놓고
미소로 지워봅니다
연분홍 무궁화를 보노라니
선한 그리움이
분홍의 결을 타고
한땀수를 놓는 듯합니다
가을에 취한 햇살 한 줌 나눠 마신 무궁화가
분홍으로 선하게 익어가는 것은
선한 보고픔을 가을로 적셔놓은
까닭인 듯합니다
분홍빛으로 고운 무궁화의
선한 그리움처럼
파랗게 낙서도 많이 하고
자유롭게 상상하면서
오늘도 우리 선하게 살았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