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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Oct 25. 2020

철밥통의 굿모닝 편지-단감

가을이라 우긴다

굿모닝~♡

떨어진 감 하나 덩그러니
구르다
힘에 겨워 부러진 나뭇가지 곁에 두고
가을이라 우기는 듯합니다

때로는 모른 체 우기는 것도
세상 사는 방법이라
복잡함이 많을 때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는 것도

다행이겠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가을이

파란 하늘에 세상을 그려보겠노라고

하얀 구름을 꺼내어

뭉기적거리더니
바람을 꼬셔 몽당연필 삼아
침 발라가며
따복 따복 그리는데
그곳에서 울긋불긋 단풍이 나오는 듯합니다

누런 단감 하나
저도 가을을 그려보겠다고
담장에 얼굴을 박박 문지르니
가을은 감잎으로 달아나고
감만 찌그러져 바람에 익어가는 듯합니다


담장 밖으로 넘어온 샛노란 단감이
닫혔던 마음을 활짝 열고
두리번거리다

시간을 북북 긁어

세월의 무게를 달아보는 듯합니다

거친 세파를 이겨낸 가지에 매달린
담장 밖 단감이
경계를 넘었으니
이제는 자유라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노라

자랑질하는 듯 보입니다



가슴에 담아놓은

추억 묻은 몽당연필 꺼내어

가을 하나 그려보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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