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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Oct 31. 2020

철밥통의 굿모닝 편지- 구절초

굿모닝~♡

가을 구경 나온 구절초가
뒷모습 들이밀며
보기에 좋은지 봐달라 조른다

다들 앞만 보이며 칭찬을 기다리는데
요 녀석은 뒤태까지도 자랑하고
싶은 모양이다

가지런하게 다듬은 하얀 날개가
보기에 참 좋다
그래서 예쁘다


달걀노른자 닮은 구절초가
돌계단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꾸벅꾸벅 졸다가
지나는 발자국에 놀라
후드득 잠을 쫓는다

하얀 가을 햇살
단풍 끝에 쪼르르 미끄럼 타고
내려와
꾸벅이는 구절초 뒤로 돌아
간지럼 태우고 달아나니
화들짝 놀란 구절이가
가을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습에
예스럽게 다듬어 온
기와집 처마
배꼽 잡아 까르륵 댄다


순천시 야생차 체험관


꾸벅이는 구절초도

깔깔대던 기와 이초도

멀리서 찾아오는 가을 단풍과

야생차 체험관에서 누렇게 우러나는

녹차 향기에

코로나로 누적된 피로를 모두 풀어내고

배꼽 잡고 웃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응원하는 듯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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