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지

한 움큼씩

by 김성진

굿모닝~♡


무뚝뚝한 가지에

자그만 보랏빛 모자 둘러쓴 꽃하나

보라색으로 태어나

시간을 세더니

꽃지고 옷 벗어던진 어린 가지 한 개

뚜벅뚜벅 걸어 나오는 듯합니다


옆 가지에

보라색 바지 길게 챙겨 입고

대롱이던 아빠 가지

작은 모습이 귀엽다며

세상이야기 조곤조곤 가르치는 듯

가지나무 온통 보랏빛으로

조용하게 익어가는 듯합니다


형 가지

동생 가지 생겼다며 동네방네

시끌시끌

할아버지, 할머니 모셔다 축하잔치 열자고

엄마 가지 졸라대니

이웃 가지 창문 열고 축하한다며

보라색 향기

한 움큼씩 들고 나와

여기저기 황홀하게 뿌려대는 듯합니다


때로는

우아하고 황홀함도 즐겨보는

시간이 필요한 듯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