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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선한 꽃

by 김성진

굿모닝~♡


하늘에 고여있던 습기가

차가운 기온을 만나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넘어지니

눈이라는 이름으로 하얗게 하늘거리며 내려와

소복소복 쌓여가는 듯합니다


하얀 눈 한 방울

나뭇잎에 쌓여 하얗게 뭉쳐지니

차가운 겨울바람 씽씽 불며

하얀 눈

차곡차곡 저며

선한 꽃 만들어 놓고

눈꽃이라 부르는 듯합니다


여름내 둘러친 푸르름 내려놓고

헐렁하게 입은 겨울옷

심드렁하게 누추해진 벚나무가

모처럼 내린 하얀 눈 업고

겨울바람 잠재우려 달래는데

하얀 눈

나무더러 네가 추워 보여

눈을 이불 삼아 따뜻하게 덮었노라

구시렁구시렁하는 듯합니다


하늘하늘 하얗게 내리던 하얀 눈

겨울을 벗 삼아 도로에 눕고

차가움 가득 채운 겨울바람

쌩쌩 달려 하얀 눈 다독여 미끄럼 타니

부끄럼 많은 겨울눈

골 패인 나무 그늘에 숨고

오들오들 떨고 있는 철 지난 산수유 열매

빨갛게 메말라가고

문 밖에 테이블

묵묵히 눈꽃을 만들어가고

하얀 눈

그렇게 시간을

대롱대롱 익혀가는 듯합니다


하얀 눈처럼

차가운 겨울바람처럼

그냥 그렇게 자연스럽게 펼쳐가는 하루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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