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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왜가리

시간을 낚는

by 김성진

굿모닝~♡


추위에 지친 겨울

떠날까 말까 고민하는 개울가

고뇌 깊은

왜가리

외다리 곧게 짚고

시름 깊은 세월

말없이 바라보며

그렇게 가만히 고민을 만들어가는 듯합니다


얼마나 오래 입었을까

다 낡은 망토

날개 위에 걸치고

다듬지 못한 추레한 수염

길게 늘어뜨린

왜가리

시간을 낚는 방낭자처럼

햇살아래 펼쳐진 햇볕 한 올 한 올 헤아리며

빛바랜 세월 요리조리 골라내는 듯합니다


눈 녹아 시린 물

차갑지도 않은 듯 두발 꼿꼿하게

디디고

혹시나 마실 나와 길 잃은

어린 물고기 없을까

있는 듯 없는 듯 깊은 침묵으로 기다리는

왜가리

운 좋게 걸려들 바램

무심하게 기대하는 듯합니다


하천이나 개울가에 뭔가를 잔뜩 노려보는 새

왜가리

사냥은 홀로 하지만

때로는 함께 모여 햇볕을 누리는 모습이

가끔은 보이기도 하는데

왠지 쓸쓸함과 고독함이 묻어나는

이름의 선입견인지

고독한 사냥꾼, 외로운 방낭자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듯합니다


차가운 겨울도 조금씩 식어가는 듯합니다

다가올 봄 기다리며

따뜻한 희망을 만들어가는 하루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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