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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May 21. 2016

장미꽃은 좌에서 우로 감아 돈다

지하철 손잡이는 몇 개일까~?

친구야!

9호선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고

서울역으로 가면서

수없이 이용했던 녀석이지만

지금껏 너무 무심하지 않았나 싶어서

지하철 내부를 가만히 살펴봤다.

혹시 한 량의 열차에

몇 개의 의자가 있는지 아니~?

한쪽에 27석씩 54석이더라고~~

일반석은 7석 × 6, 노약자 3석 ×4

손잡이는 92개더라.

참, 한심한 계산이라고 생각하지~?

그런데

바꿔서 생각해보면

우리들의 이야기야.

집에서 사용하는 일상적인

용품에서부터

함께 살고 있는 가족,

마음을 나누는 소중한 친구,

매일 많은 시간을 보내는 동료,

모두가 너무나 익숙해서

자칫 관심에서 비켜 뒀는지

모르니까 잘 챙겨봐~!

친구야~!

여의도 울타리에 예쁘게 피어난

장미꽃 구경하러 와볼래~!

바빠서 오기 힘들다고~?

며칠 전

늦은 밤 횡단보도 앞에 켜있는

빨간 신호등과

울타리에 앉아서 활짝 웃고 있는

장미가

누가 더 붉은 지

나더러  봐달라는 거야~?

누가 더 붉은 기는 가늠하기 어렵고

장미가 더 예쁘다고 했다가

횡단보도 흰색 줄에 걸려서

넘어질 뻔했다.

말조심해야겠더라~.

처세가 참 중요하단 걸 알았다.

친구야~~!

장미꽃 잎이 말리는 방향에도

원칙이 있더라.

좌에서 우로 감기면서

안으로 말아져 들어가는데

플레밍의 왼손 법칙을

적용해야 할지

아니면 자기장의 방향을

들먹여야  될지는 모르겠지만

삶에는 원칙과 방향이 있다는 걸

은연중에 보여주더라.

혹시 감춰둔 혼자만의

원칙이 있다면 풀어나봐~

함께 공유해야지~~.

친구야~~~!

울타리는 영역을 표시하거나

외부로부터 보호하려고 만든 것인데

하얀 울타리에 머리를 기대고

고민하는 빨간 장미,

난간에 걸터앉아

지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붉은 장미,

울타리 문을 잡고 수줍은 미소를

향기에 담고 있는 노랑 장미,

겹겹이 꼬인 머리를 풀어내며

빼꼼히 소망을 흘려내는

하얀 장미,

가냘픈 몸을 빼내어 아직 덜

피워낸 형제자매 보살피는

분홍 장미,

이들을 보고 있으면

울타리 자체가 자연으로

예술을 창조하는

스케치북 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눈을 간지럽힌다.

친구야~~!

오늘이 흐른다

장미꽃 예쁘지~!

친구도 참 예쁘다는 거 알지~?

아닌가~ㅎㅎ

우리

가족, 친구, 동료에겐

하얀 울타리가 되어주고,

사회와 이웃에겐

이쁜 장미가 되어 활력을

불어넣는 향기가 되고,

세상에는 원칙을 정하고

지켜가는 밝은 사람이 되고

서로에겐 우정을 돌려주는

따뜻하고 포근한 사람이 되는

그런 하루 만들어 보지 않을래~?

친구야~!

왼쪽 가슴은 심장이고

오른쪽 가슴은

기억의 공간이래~.

우리 그 기억의 공간을

소중하고 따뜻한 이야기로

함께 채워보자.

시간이 열심히 달린다

빨간 장미가 오른쪽 가슴에

와서 안긴다.

친구야!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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