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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Oct 05. 2016

가을이 춤사위를 벌인다

한강, 2015.11.17

많은 사람들이 들고 나는 계단 구석진 곳에

빨간 조각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재잘거린다.

가을이가

계단을 오르다 말고 쪼그리고 앉아

얘기를 귀담아듣고 있다가

오늘은 비가 개어 맑은 하늘이

달리기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환하게 웃는다.

가을이가 마포대교 아래에서

발차기를 하고 있다.

한강을 두어 바퀴 돌다 지친 바람이가

헉헉대며 숨을 고른다.

가을이가 부드럽게 너울댄다.

사람들은 강해지기 위해 운동을 하지만

가을이는 부드러워지기 위하여

춤사위를 벌인다.

사람들은 강함을 보이기 위해

다투고 경쟁해서 상처를 입지만

가을이는 부드러워져서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 준다.

그래서~

사람들이 가을이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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