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개나리가 3월의 문을 열고
빼꼼히 내다보고 있더라
그래서 얼른 담은 싱싱한 사진이니
한번 봐줄래~~?
네게만 보여주는 거라고~
설익은 노란색이 여린 꽃잎에
매달려
부끄러움을 살며시 내놓아
봄의 설렘을 속삭이는데
얼마나 예쁘던지~
한참을 들여다봤거든~~
네가 봐도 예쁘지~?
친구야~!
1971년 3월 엄마 손잡고
두려운 눈으로 해룡의 문을
들어서던 그날
우리가 만났잖아~
손수건 곱게 접어
옷핀으로 왼쪽 가슴에 달고
코 훌쩍이며
그때 우리가 거기에 있었잖아~
호기심보다는 낯섦이 컸던
마음속 눈동자에 잔뜩
힘을 주고 엄마 쪽으로
몸을 붙였던 그때가
삼월이었잖아~~
기억나지~!
자기는 당당하게 들어섰다고~?
에이~~
아니잖아~~
우리 우기지 말자고~~
친구야~~!
연한 개나리를 보니
그때의 시간이 사각거려
과거의 세월을 잠시 꺼내봤다
아픈 사연도 있을 거고
좋은 추억도 있겠지
노곤하기 쉬운 월요일에
잠시 여유를 입에 넣고
추억을 자근거려봐~~
그리고 오후에 시간 됨
꺼내 놓기다
알았지~!
친구야~~~!
부모님 뵈려 고향에 갔다
잠시 시간이 되어
동천에 나갔다가
갈매기를 만났는데
다정히 무리 지어 노니는 모습이
친구를 닮았더라고~
3월 19일에 모임이라며~?
우면동에서
삶의 보따리를 풀어보자고
했더니만~
모두 나올 거제~?
갈매기가 장대 철교 난간에
한 줄로 서있길래 똥침을
해보고 싶어서 엉금엉금 다가가니
야 그놈들 눈치가 되게 빠르더라
괜히 무릎에 흙만 발랐다
담에 가걸랑 한번 해봐~
친구야~!
청년기에는 젊음을 먹고살고
장년기엔 일로 바쁘게 살고
노년기엔 추억을 생각하며 산다
고 그러더라~
근데 추억이 거저 오는 게
아니잖니~!
방긋 웃는 목련의 꽃봉오리에도
가슴을 아련히 울려오는
영혼의 떨림을 느낄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
그 추억을 모아 놓은 게
우리가 되도록 오늘~~
추억 하나씩 만들어보자
어때~~ 가능하지~?
그리고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