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겨울이가 차가운 바람이를
벗어내고
부드러운 봄이를 데리고 다니기
시작하니 어릴 적 생각에
항아리 사진을 뒤적이다가
물 길어 머리에 이고
줄줄 흘리며 나르던 생각을
끄집어 내본다
친구도 그런 기억이 있니~?
친구야~!
그때 겨울은 왜 그리도 춥던지
손은 꽁꽁 얼어 갈라져
속살이 빨갛게 보이고
누런 코는 휑한 콧구멍을
쉼 없이 들락이며
왠지 모를 촌스러움을 가득
느끼게 하기도 했지~!
공동우물에 길게 매달린 탈박을
(두레박 사투리)
잘 조절해야 물을 가득 채워서
올릴 수 있었지~~
남자는 양동이에 길어서 나르고
여자들은 머리에 이고서 날라
커다란 물독(항아리)에
채웠던 기억이 가물거린다
아마 물지게도 있어
한 번에 많이 나르기도 했었지~!
가뭄이 들면
줄 서서 기다리다 긷기도 하고
오밤중에 시커먼 우물 속에
탈박을 던지기도 했지~~
우물 속 처녀귀신 이야기가
횡횡했던 것도 무서움에서
길러낸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
친구야~~!
엄마 따라 양대기 머리에 이고
집에 오면 반은 흘려서
옷을 적신 기억이 있지~~?
등을 타고 흘러내린 물이
까만 고무신에 고여
질척거렸던 추억이 있잖아~
아니라고~!
에이 거짓말~~
시골에선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걸~~
학교 빼먹고
소띠끼로 가거나
깔을 베어 낫 던져 따먹기 하기
왜 위로 던져 낫이 땅에
꽂히면 이기는 경기 있잖아~!
그때는 풀도 더디 자랐지
친구야~~~!
날씨가 풀리니 어릴 적 추억도
풀려서 나오나 보다
암튼 저 많은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우려면 얼마나
걸릴까~?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
온다
친구야~!
풍경소리 들어봤니~?
절에 가면 처마 끝에 달려
댕그랑댕그랑 울어대던 선한
그 소리가 지금도 생생하구나
참 맑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근데 왜 물고기 모양을 달았을까~?
궁금하지 않니~!
누구 아는 친구 있음
얘기해줘 봐~~
친구야~~~
구수할 거 같아서 올려본다
너무 일에 매달리지만 말고
잠시의 여유를 즐겨봐~
눈이가 아파하잖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