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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몽 Sep 06. 2023

연인

내 멋대로 상상하기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던 그녀는 자신을 지키던 이들이 잠에 빠진 걸 확인하고 방에서 나왔다. 발 뒤꿈치를 들고 조심스레 마당을 지났다. 삐그덕 거리는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대문을 나서자마자 뛰기 시작했다.

그를 한 번만 더 보고 싶었다. 그녀를 보고 곱게 자란 반갓집 아가씨가 뛰고 있다 뭐라 하겠지만, 상관이 없었다.



지금이 아니면 영영 그를 볼 수 없을 것만 같다.      

동이 트기 시작한다.

바람이 잔잔히 불어오고 있다. 파도가 밀려왔다 멀어졌다.

바람에 옅은 비린내가 공기에 실려 있다.     



처음 그를 만났던 자리에 그가 있었다.

숨이 턱에 찼다. 그녀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를 보며 숨을 골랐다.     



하얀 피부, 쭉 뻗은 콧날, 진한 눈썹 형형한 눈빛으로 밤새 거기 그 자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그는 달려와 숨을 고르는 그녀를 보았다.

바람에 도포자락이 펄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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