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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몽 Jan 17. 2024

너영나영

연리(두나무가 만나 하나가 되는 현상)






아침에 우는 새는 배가 고파 울구요

저녁에 우는 새는 임이 그리워 운다



너영나영 두리둥실 놀구요

낮이낮이나 밤이밤이나 상사랑이로구나



호박은 늙으면 맛이나 좋구요

사랑이 늙으면 무엇에나 쓰나



너영나영 두리둥실 놀구요

낮이낮이나 밤이밤이나 상사랑이로구나



너영나영 두리둥실 놀구요

낮이낮이나 밤이밤이나 상사랑이로구나



저 달은 둥근 달 산넘어 가는데

이 몸은 언제면 님 만나 함께 사나



너영나영 두리둥실 놀구요

낮이낮이나 밤이밤이나 상사랑이로구나



백록담 올라갈 땐 누이동생 하더니

한라산 올라가니 신랑각시가 된다



너영나영 두리둥실 놀구요

낮이낮이나 밤이밤이나 상사랑이로구나



높은 산 산상봉 외로운 소나무

누구를 믿고서 왜 홀로 앉았나



너영나영 두리둥실 놀구요

낮이낮이나 밤이밤이나 상사랑이로구나



너영나영 두리둥실 놀구요

낮이낮이나 밤이밤이나 상사랑이로구나



아침에 우는 새는 배가 고파 울구요

저녁에 우는 새는 임이 그리워 운다



너영나영 두리둥실 놀구요

낮이낮이나 밤이밤이나 상사랑이로구나











풍물패 수업이 있는 저녁이었다. 그날은 선생님이 민요 한자락을 부르며 수업을 시작했다.


 '너영나영 두리둥실 놀구요.~~~'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 했다.


어떤 뜻이 담겨 있는지 무엇을 노래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누군가 선창을 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후렴구를 따라 불렀다. 


민요의 노랫소리와 흥겨운 가락과 저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는 분위기에 취해 입에 착 달라붙는 후렴구를 이내 따라 부르며 나도 덩실덩실 춤을 췄다. 


그날 밤 우리는 민요에 취해 목청껏 노래를 부르고 나비처럼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머체왓소롱콧길에 나무한그루와 의자가 있었다. 그 아래에 너영나영나무 이름푯말이 있었다. 


두 나무의 줄기가 만나 연리목이 되어 마치 한나무처럼 서 있는 모습을 보았을 때 귓가에 '너영나영 두리동실 놀구요' 노래소리가 들렸다.




일상을 노래한 것일까? 


염원을 노래 한 것일까? 


이루어지지 않은 바람이 담겨 있는 것일까? 


외로움을 감추어 두었을까?


서러움을 말하고 싶었던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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