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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몽 Aug 16. 2023

해녀

주체적 삶


세상의 주목을 받는 대상에 대한 강한 반항 의식이 내 안에 있다. 특히 핫한 트랜드나 유명한 사람들이나 잘 나가는 스타일이나 유행에 대해서 따라 하고 싶은 마음과 그 반대되는 따라 하지 않고 관심을 두지 않으려 하는 마음이 팽팽히 싸운다.


해녀에 대해서 그랬다. 비가 오면 개굴개굴 울어대는 청개구리가 작동했다. 나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해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사진과 기록을 하고 있으니 한사람쯤은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편협한 내 생각이 깨진 건 해녀들의 섬(리사시 저)를 읽고 난 후였다.


해녀의 이름에 가진 뜻이 무엇인지,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제주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섬사람들의 아픔이나 고통의 정체가 무엇인지, 얼마나 많은 아픔들이 묻혀 있는지...












나는 해녀들의 강인함에 매료되었다. 누구든 삶의 거친 굴곡을 맞서 싸우며 살아가고 있지만, 수동적인 여성을 강요받던 시대에도 굴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삶을 꾸려가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며 살아낸 그녀들의 모습이 영웅 같았다.











바다 속 세상에선 자신들을 따를 사람 없다고 말하는 그녀들의 자부심. 시시각각 밀려드는 죽음의 순간을 헤쳐나가는 그녀들의 지혜로움. 위험한 상황에서 서로 돕는 공동체의 모습들...










막연하게 들었던 4.3사건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쉽게 입을 떼지 못하는 무거운 주제라는 걸.. 마음에 거대한 돌들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생존을 위해 입을 틀어 막고, 숨죽이며 살아온 세월들 ..










묵묵히 거친 세월들을 걸어온 그녀들의 굽은 어깨...















많은 이들이 떠났지만 영원히 곁에 있는 것은 바다라 말하는 그녀들..


바다란 어머니이자 생명이며 삶이고 그녀들자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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