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여행에서는 기차표 예약이 필수였다. 도시 간 이동을 (나폴라-포지타노- 살레르노 구간을 빼고는) 다 기차를 이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기차는 트랜이탈리아(Trenitalia)와 이딸로(Italo) 두 가지가 있는데 우리는 이딸로를 타고 이동할 예정이었다. 일찍 예약할수록 저렴한 가격에 티켓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출발 전 일정에 따라 미리 예약을 해야 했다. 이번 여행의 모든 구간을 특실인 프리모 좌석으로 예매했다. 살레르노에서 피렌체까지 티켓 가격은 2인 74.8유로(약 99,000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날짜가 임박하면 2등석인 스마트 좌석도 1인 50유로가 넘었다.
이딸로 좌석과 간식
프리모 좌석은 일반 승객들의 출입이 제한되고 승무원들이 계속 돌아다니기 때문에 짐 분실이나 소매치기 위험이 없어서 좋았다. 2-1 좌석이라 공간이 넓고 음료와 간식도 제공되어서 꽤 쾌적한 여행을 할 수가 있다. 스마트 석보다 싼 가격에 이 모든 혜택을 누릴 수 있으니 일정만 정확하다면 최대한 일찍 예약하는 게 좋다.
두오모 통합권
영화 냉정과 열정으로 유명한 쿠폴라에 올라 피렌체의 전경을 감상하려면 두오모 통합권을 구매해야 한다. 인터넷으로 구입해서 1인 18유로 (약 24,000원)이고 두오모 포함 대성당과 오페라 박물관, 세례당, 조토의 종탑 등을 6군데를 관람할 수 있다. 티켓 오픈 후 48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다만 쿠폴라 올라가는 시간은 미리 정해야만 했는데 우리는 피렌체에 도착하는 날 오후 4시로 예약을 했다. 시간이 늦으면 들여보내 주지 않는다.
우피치 미술관 가이드 투어
이때까지 유럽의 여러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관람할 때가이드 투어를 해본 적이 없었다. 이번 우피치 미술관은 르네상스 시대의 회화 작품과 시대 배경 등 여러 가지를 체계적으로 안내받으며 관람하고 싶어서 미리 예약을 했다.
도착 다음날 오전 타임으로 예약했고 금액은 약 113,000원 (투어비 25,000원 × 2명, 입장료 24유로 × 2명)이었다.
일행들과 같이 움직여야 해서 개인적으로 관람하는 것보다 자유롭지는 않았지만 가이드분의 상세하고 재밌는 설명으로 르네상스 시대의 일화나 미술 작품에 대해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혼자 여유 있게 돌아보는 걸 선호해서 어떨까 싶었는데 결론적으로 정말 유익하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된다.
살레르노에서 3시간 50분 걸려서 피렌체 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30분. 우리는 역에서 가까운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시내로 향했다.
Trattoria ZaZa
우리의 첫 번째 맛집은 자자 레스토랑이다. 여행사를 운영하는 선배가 추천해 준 트러플 파스타를 먹을 예정이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2시가 넘은 시간에도 야외석엔 사람들이 제법 있어서 실내 좌석에 앉았다.
음식을 좋아하는데 비해 먹는 양이 적은 우리는 둘이서 트러플 파스타 하나와 와인 1/2병을 주문했다.
메뉴 하나만 주문했는데도 종업원이 친절히 응대해 주어서 첫인상이 좋았다. 불친절하다는 평과 인종 차별한다는 평도 있어 좀 불안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실내 인테리어와 기본 차림
이탈리아 식당에는 1인 자릿세(?) 같은 게 기본으로 있는데 식당 등급에 따라 1.5~2.5 유로 정도 붙는다. 그래서 이탈리아에선 따로 팁을 줄 필요가 없다.
우리는 점심식사로 자릿세 5유로 (2.5 유로 × 2명), 파스타 12유로, 와인 1/2병 6유로, 해서 23유로를 지불했다.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둘이서 먹기에 양도 적당하고 와인과 함께 먹을 때 풍미도 기가 막혔다.
이 집은 파스타 맛집이네!
피렌체에서의 첫 일정은 성공적이었다.
두오모 쿠폴라 (Duomo Cupola)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쿠폴라 입장 시간에 늦지 않으려 급히 피렌체 대성당으로 갔다.
피렌체 대성당
피렌체 대성당의 원래 이름은 산타마리아 델 피오레이고 꽃의 성모 마리아라는 뜻이다. 이름처럼 정말 아름답고 특이한 매력의 건축물이었다. 대성당 한 편에 쿠폴라에 오르는 문이 있어 정문이 아니라 그쪽에서 줄을 서야 한다.
소지품 검사를 하고 입장을 하고 앞사람을 따라 걸어갔다.
올라가는 도중 본 대성당의 천정 모습
대성당 내부가 내려다 보이는 길을 따라가다가 좁은 통로로 들어서서 계속 올라가야 했다. 463계단이나 된다고 해서 좀 걱정이 되었다. 계단은 좁고 가팔랐고 어두워서 중간중간 나있는 창이 없다면 상당히 갑갑하게 느껴질 것 같다. 나는 겁먹었던 것보다 그리 힘들지 않아 꼭대기까지 다 오른 뒤
"생각했던 것만큼 힘든 줄은 모르겠다. 그렇지?" 딸에게 말했다. 딸은 배신당한 듯한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엄마만 그렇지."안 힘든 게 아니었나 보다.
전망대 오르는 길 중간 중간 나 있는 창
쿠폴라에서 보는 피렌체의 풍경
주변을 둘러보니 모두 입구에서 숨을 몰아쉬다 잠시 후 고개를 들고는 우와! 감탄을 금치 못한다. 그리 높지 않은 구릉 같은 산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피렌체의 모습이 눈 안에 가득 차 온다. 푸른 하늘과 붉은 지붕, 탁 트인 도시의 전경에 가슴이 벅차 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나폴리와는 달리 좁은 공간에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 있어서 좋은 전망에서 사진 찍기는 좀 힘들었다. 그래도 딸과 나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난간에 기대어 마음을 채워오는 피렌체 시가지의 전경에 한껏 빠져들고 있었다.
지금 우리가 피렌체에 와 있다니 짜릿한 감동이 느껴진다!
다시 지상으로 내려온 뒤 이 기세를 몰아 조토의 종탑도 올라가 볼까 물어보니 딸은 단호하게 노! 를 외친다.
조토의 종탑
하긴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해서 4시간 기차여행에 지친 몸을 이끌고 쿠폴라까지 올라갔으니 힘들기도 할 거다.
힘들어하는 딸을 젤라토로 달래고 구시가지를 좀 돌아본 뒤 숙소에서 쉬기로 했다.
1일 1젤라또
중세 시대 속으로 들어와 있는 듯 구석구석 아름다운 거리를 되짚어 숙소로 돌아갔다. 정말 꿈만 같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