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아름답게 살아가고 싶어

by 청사

처음이라는 현상은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하는 회색지대이다. 두려움이 있으면서 설렘이 생기고, 설렘이 있으면서 두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모든 현상은 그런 유형의 회색지대인지도 모른다. 결함이 없는 완전함은 유토피아적 개념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계절의 미를 활짝 피우는 봄날, 어느 회색지대에 서성거리고 있는 동안 M군으로부터 소식이 왔다.

「선생님

어떻게 보내고 계신지요?

아름다운 꽃과 함께 찬바람이 얼굴을 흩고 있지만

한낮에는 따듯한 온기가 돌고 있습니다.

0월 0일 하네다 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처음 한국선(韓國路線)을 탑니다.

리턴 플라이트이기에 자유시간이 없지만

마음에 담은 한국이어서 선생님께 그 사실을 전합니다.

여유가 생기면 한국을 여행하려고 합니다.

최근 인도와 먄마를 다녀왔습니다.

세계문화유산 양곤 사원과 후지산의 사진을 동봉합니다.

의미 있는 연구와 즐거운 강의가 되기를 바라며

다시 만나는 그날을 즐겁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M으로부터」



「M군에게

타국의 향기가 묻어있는 사진 고맙습니다.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우리가 생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으로의 첫 비행 축하합니다.

기다렸던 꿈이 이루어지네요.

자유로우면 김포공항으로 만나러 가

축하해주려고 했습니다만

체재시간이 짧아 안타깝습니다.

혹시 가능한지 연락 바랍니다.

캠퍼스의 아름다움을 송부합니다. 」



「선생님

빠른 회신 감사합니다.

만나고 싶은 마음은 산처럼 높지만

승무원 전원이 함께 이동하기에

공항에 오셔도 만날 수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한국을 방문할 기회도 있고

개인적으로 방문할 예정이기에

그때 시간을 내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름다운 봄소식에 감사합니다.

역시 봄은 다양한 미를 보여주고 있군요.

선생님이 보내준 꽃처럼

저도 아름답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M으로부터」

「M군에게

점심시간이 되면 캠퍼스를 한 바퀴 돌며

곳곳에 숨어있는 미를 찾는 재미가 솔솔 합니다.

그러나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꽃은

M이라는 인꽃(人花)입니다.

지금 한국은 연휴가 시작되어

사람들의 마음이 공중에 떠다니고 있는 듯합니다.

리턴 플라이트이지만

좋은 것을 많이 담아가길 바라겠습니다.

만나는 날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겠지요?

축하 메시지를 송부합니다. 」

「ようこそ 

韓国への初フライト

おめでとう御座います。」

어서 오세요

한국으로의 첫 비행

축하합니다.

아름답게 살아가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아름다움을 보면서 질투는 해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름다운 것을 보면 부러워하지만 모두가 그것을 갖지는 못한다. 모두가 나름대로 아름다움을 갖고 있지만 모두가 그것을 피우지는 못한다. 아름다움이 가치가 있는 이유이다.

조용하고 부끄러움이 많은 M군이 ‘꽃처럼 아름답게 살고 싶다’는 말을 한 것을 보면 그동안 숨어있던 미적 감성이 꿈틀거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분명 사치가 아니라 성장이라는 이름의 다른 표현이었다. 나의 성장은 나이테를 그려가는 것일까?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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