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 팔다가 때늦은 연꽃구경
해마다 7월 말이면 난 혼자서도 곧잘 연꽃을 찾아다녔다.
작년에는 덕진공원에서 연꽃을 보았다.
거기는 워낙 잘 가꾸어진 연못이어서 산책길과 정자, 도서관, 석교 등 한나절 보내기 딱 좋은 도심 속 명소라고 할 수 있다.
익산의 홍련암, 김제 하소백련지도 내가 가끔 다니던 연못인데 최근 몇 년은 가지 못했다.
올해도 여름이 성해질 때부터 연꽃생각을 했는데 미루다 미루다 '연꽃 다 져버렸겠다'하고 아쉬워만 했다.
어제 교외의 까페에 다녀오는 길에 우연히 고개를 돌렸는데 연꽃이 가득한 연못이 보였다.
도심으로 막 진입하는 곳, 아파트단지에 접한 작은 연못, 평소에는 존재감을 전혀 몰랐던 곳이다.
아파트 단지를 크게 한 바퀴 돌아서 다시 그 자리 연못 곁에 주차를 했다.
날씨는 쾌청해서 하늘은 높고 연못엔 핑크빛 연꽃이 아직 고운 색 그대로 점점이 피어있었다.
이미 꽃이 져버린 꽃대는 연밥을 달고 씨앗을 품고 있다.
연자는 천년 후에도 싹을 틔운다는 신비한 에너지를 가진 씨앗이다.
세상 단단한 씨앗이기도 하다.
오래전에 연씨를 얻어 싹을 틔워 본 적이 있는데, 망치로 껍질을 깨 주고 나서야 싹이 트는 걸 보았다.
고통과 시련,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귀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연꽃!
그래서 연꽃의 태생은 존재 자체로써 우리의 삶에 위로가 되는 애틋한 자연이다.
연꽃의 꽃말 ; 순결, 신성, 군자, 아름다움, 다산
개화시기 ; 7~8월
원산지 ; 열대아시아
효능 ; 연잎(차, 야뇨병), 연밥(부인병, 강장제), 연근(염증치료) 모두 식용, 약용으로 활용.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기도 하다.
석가모니와 가섭존자 사이에 '염화시중의 미소'를 주고받은 그 징표가 연꽃이라고 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