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래의 자서전(9)

- 미안! 너의 16년을 내가 쓰는 거.

by 화수분

방법을 찾아가는 엄마

여행을 다녀온 엄마는 이제 약을 먹지 않았다.

잠을 잘 못 자는 것은 똑같다.

그래도 벌떡 일어나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여전히 한숨을 쉬고 먼 곳을 바라본다.


예전과 달라진 것이 있기는 하다.

전화를 많이 했다.

목소리에는 기운이 없었고 여전히 즐거워하지 않았다.


"네, 사장님.

네네, 그렇게 하세요."

통화를 오래 하고 약속을 하고 어디를 나갔다 오고 그런다.


나와 산책은 좀 더 멀리 가고 1층 카페에는 잘 가지 않는다.

엄마는 무슨 중요한 일을 결정하고 실천하고 있나 보다.

침울해 보이지만 할 일이 정해진 것처럼 표정이 뚜렷해졌다.


엄마는 위층 삼촌네 집에도 다녀왔다.

나를 데리고 가지 않았으니까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왔을 거다.

엄마는 배를 타는 여행을 하면서 어떤 결정을 했을까?


나는 엄마가 어떤 결정을 했든, 엄마 혼자서 결정했고, 엄마 혼자서 실천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우리 엄마는 그래서 병이 났을 거다!

언제나 혼자서 뭐든지 해야 하는 우리 엄마.

내가 엄마를 도와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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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 하고 싶은 대로, 그대로 해요!

난 소리를 내지 않는다.

난 원래 그랬다.

내가 우리 가족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소리 내 짖지 않았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른다.

엄마는 내가 꿈꿀 때 소리 내 짖는다고 언니, 오빠에게 자랑하며 좋아했다.

너무 싫은 일이 있을 때만 작은 소리로 "끙 - - "하는 게 내가 소리 내는 전부다.

아니, 하나 더 있다.

다른 애들이 내 옆에 올 때 "으릉 - -"하고 싫은 티를 내주는 것.


지금 나는 엄마를 위해 응원의 목소리를 내주고 싶다!

우리 엄마가 마음속에 있는 무거운 돌덩이 같은 악당과 싸울 때 큰소리로 악당에게 짖고 싶다.

난 그렇게 못하니까 엄마가 나를 안을 때 엄마의 눈을 들여다 보고, 내 몸을 전부 웅크려 엄마에게 안긴다.

그러면 우리 엄마가 더 따뜻해질까?


내가 엄마를 응원하는 방법이 효과가 있었는지 요즘 엄마의 발걸음이 조금씩 빨라지고 표정도 펴졌다.

어쩌면 엄마의 무거운 짐이 하나 내려져서 그런 건가?

아무래도 좋다!

우리 엄마하고 나하고 함께 산책을 하면서 사진도 찍고,

"달래야 - -"하고 엄마가 나를 크게 불러준다면 나는 제일 좋으니까.


엄마의 병이 다 나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겠지만 나는 엄마가 한번 웃는 것만 봐도 마음이 놓인다.

엄마는 지금 마음속 악당에게서 달아 날 길을 찾은 게 아닐까?

엄마는 언제나 혼자서도 무거운 짐을 잘 들고, 씩씩하게 일도 잘하고.....

그랬지만, 이제는 짐을 내려놓아야 할 것 같다.


아니,

짐을 버려 버려야 한다.

너무 오래 무거운 짐을 지고 온 우리 엄마.

엄마 이제 짐을 버려요!


어쩌면 엄마도 그 길을 선택했을 거야.

그래서 엄마가 웃은 거야.


엄마!

엄마 하고 싶은 대로, 그대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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