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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수분 Oct 10. 2023

지리산에 갈까?

- 무릎보호대랑 맨소래담도 챙기고

추석연휴의 끝자락에 지리산 종주계획을 세웠다.

세 사람이 함께 가게 됐다.

산행을 자주 하는 편이지만 2박 3일 종주는 오랜만이다.


산행하기 제일 좋은 계절에 단풍까지 기대하며 배낭을 챙기고 부식으로는 멸치조림과 묵은지 황태찜을 준비했다. 뜨거운 밥도 지어서 넉넉히 담고 샤인머스캣 포도 두 송이도 씻어서 봉투에 담았다.

준비한 음식과 장비를 등에 지고 나서는 발걸음이 살짝 설레었다.


혹시라도 무릎에 탈이 나면 큰일이라 무릎보호대와 맨소래담을 꼭 챙겼다.

언제부턴가 하산길이 길어지면 무릎이 시큰거려서, 행여 산에 못 다니면 어쩌나 근심이 생기던 참이다.


우정이 남편 김샘이 성삼재까지 태워다 주고, 하산 후엔 나무비언니의 아들이 중산리에서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덕분에 시간도 절약하고 덜 피곤하고 얼마나 고마웠던지.....

특히 김샘이 준비해 준 드립커피는 종주산행 내내 우리에게 호사로운 휴식을 선물해 주었다.


새벽 촛대봉! 일출은 아직 일러서 사진찍고 떠남.


날씨가 쾌청해서 하늘만 보아도, 구름만 보아도 감탄이 끊이지 않는데, 늦도록 지지 않고 우리를 기다려준 구절초, 쑥부쟁이, 용담, 꽃향유, 투구꽃등 여러 들꽃까지 마주했던 기쁨은 오래 기억될 것 같다.

바위와 단풍, 계단, 샘물, 벤치, 수많은 이정표, 대피소, 2박 3일 우리와 함께했던 지리산 온갖 만물에 감사!


성삼재에서 시작해 중산리로 하산하는 종주코스를 세 사람이 무리 없이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진안에 들러 흑돼지 오겹살에 시원한 맥주로 산에서 쌓인 갈증은 한방에 날려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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