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마다 나의 못된 성질머리 때문에 엄마는, 내가 "으릉 - - " 하기 전에 얼른 나를 안았다.
사람에겐 친절하고 개에겐 불친절한 나, 그래서 애견카페에 한 번도 못 가봤다고 엄마와 오빠가 아쉬워했다.
어느 날, 동네에서 하얀 강아지를 만났다.
엄마가 얼른 나를 안으면서 "얘가 물진 않는데 으르렁 거려요."라고 말했다.
"아, 괜찮아요. 내려줘 보세요."
엄마가 나를 내려줬고, 나는 성질대로 강아지한테 "으릉--으릉--"하면서 시동을 걸었다.
흰 강아지는 어려서 뭘 모르는지 좋다고 풀쩍거리며 내 주변을 빙빙 돌았다.
이렇게 친구가 생겼다.
순돌이 엄마가 용감하게, 까칠한 나에게 순돌이를 소개해줘서 나는 처음으로 반가운 친구가 생겼다.
엄마는 "아유-- 아유--"하면서도 내가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온몸에 흑칠을 해도 좋아했다.
순돌이, 달콤이, 까망이, 나까지 동네 친구는 넷이 됐다.
산책길에 누구든 만나면 이제 으르렁 거리지 않고 냄새 맡고 인사하고 헤어지고 자연스럽게 개친구를 대할 수 있게 됐다. 우리 엄마는 순돌이 엄마에게 "덕분에, 덕분에" 하면서 늘 고마워했다.
내가 왜 숨이 차고 답답하지?
"캑-캑-" 기침을 해봐도 시원하지 않고 숨이 답답해서 걷다가 멈췄다.
쉬었다 걸으면 괜찮다가 또 멈출 때도 있다.
어느 때는 기운이 없고 모든 게 귀찮아서 종일 엎드려있고만 싶었다.
엄마는 나를 데리고 동네병원에 갔다.
가슴에 물이 찼다고 약을 먹어야 한다고 했다.
그날 병원에서 나는 다른 때 보다 얌전하게 털을 깎고, 발톱도 깎고, 귀털도 뽑혔다.
난 피부에 문제가 있어서 자주 약을 먹었다.
항상 약 먹는 일이 엄마와 나를 힘들게 했는데 이제 매일 두 번 주사기에 들어있는 쓴 약을 억지로 먹어야 한다니 기분이 안 좋다. 요즘 엄마는 약이 맛있는 것처럼 꿀을 타서 주는데 엄마는 안 먹으니까 이상한 맛을 몰라서 그러는 거다. 약은 꿀을 섞어도 꿀맛이 아니다. 뱉어버리고 싶다.
이제 숨쉬기가 좋아져서 산책이 힘들지 않다.
매일 약을 먹는 덕분인가 보다.
이 동네에서 나는 나이가 제일 많은 강아지다.
엄마들은 우리들의 나이에 관심이 많아서 늘 물어보고 건강을 걱정하고 헤어진다.
산책길에 꽃도 지고 풀들도 기운 없이 누워버리고 날씨도 추워진다.
엄마는 그때마다 알맞게 내 옷을 입혀주고 쌀쌀한 날에는 햇볕이 따뜻한 벤치에 앉아 나를 옆에 앉히고 먼 곳을 본다. 만약 내가 많이 아프거나 엄마가 많이 아프거나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엄마도 그런 생각을 하는지 나를 가만히 보고 긴 숨을 쉬었다.
우리 집에 가고 싶어요!
유리집에 갇혔다.
내가 우리 가족을 만나기 전에 갇혀있던 유리집에 또 갇혀있다.
내 발에는 주사기가 꽂혀있고 이리저리 보아도 아픈 강아지들만 나처럼 유리집에 갇혀있고 우리 엄마나 오빠는 안 보인다. 어젯밤에 내 숨이 가빠지고 얼굴색이 창백하다고 엄마는 나를 담요에 싸갖고 얼른 병원에 왔다.
산소방에 나를 가두고, 한참 후에 엄마가 나를 보러 와서는 "빠이빠이"하고서 가버렸다.
엄마는 나만 여기 두고 집에 갔을까?
병원 선생님들이 나를 안고 다니며 사진도 찍고 내발에서 피도 뽑고 그랬다.
엄마가 없으니 나는 모기 같은 소리로 "끄응 - "하면서 싫다고 해도 아무 말 없이 아픈 나를 유리방에 넣었다.
의사 선생님이 무슨 약을 주사로 넣었는지 나는 종일 쉬지 않고 오줌을 싼다.
어지럽고 춥고 주사도 아프고 축축하고 다른 애들 우는 소리도 시끄럽고 기분이 너무 안 좋다.
모두 싫고 귀찮다.
우리 엄마가 빨리 와서 나를 데리고 우리 집에 갔으면 좋겠다!
밖에서 소리가 들린다.
엄마 발소리.
엄마 목소리.
"달래야 - 많이 아팠어? 이제 괜찮아?"
엄마의 작은 목소리가 들리고 유리문이 열리고 엄마가 나를 안았다.
빨리 집으로 가지, 엄마는 또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고 약을 많이 받아 들고 절을 하고 뒤돌아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