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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수분 Oct 23. 2023

삭신을 달래 가며 한판 놀아보세!

- 무릎통증에 화들짝?

왜 더 일찍 배우지 못했나?

요즘 한량되기에 노력을 다하는 나에게 옐로카드가 날아왔다.

무릎에 살짝 염증이 생겼다.

몸으로 익혀야 할 놀이법은 '좀 더 젊었을 때 배워 둘 걸'하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든 60까지만 배우고, 그다음엔 '배운 걸로 놀아야지'생각했더니 자꾸 더 배울 것이 생긴다.

이번 주말에 발표회가 있는데 못 뛰면 큰 일이라 병원에 다녀오고 냉찜질을 부지런히 하고 있다.


아마추어 '장구잽이'로서 전주농악 보존회 정기 발표회에 동참하려고 열심히 연습 중이다.

잘하고 싶어서 개인연습을 많이 하다가 동티가 난 것이다.

우리 회원들 중에서 내가 제일 나이 많은 사람이라 민폐가 될까 봐 안 틀리려고 애쓰다가 그만.


국악이 좋아서 전통춤도 잠시 배워보고, 좋은 선생님을 만난 기회에 장구를 배운 것이 7년 차가 되었다.

장구라는 타악기가 배울수록 어려워지는 줄 모르고, 때리면 소리가 나니까 곧, 잘 치게 되는 줄 알았다가 요즘 큰코다치는 중이다.


앉은반, 선반, 사물놀이, 판굿, 설장구등 배워야 할 것이 여간 녹녹치 않다.

웬만해선 넘어가주지 않는 쫀쫀한 선생님 탓도 있기는 하다.

젊은 우리 정선생님은 장구채를 잡고 치는 '타법'에 엄격하여 자비 없이 "다시, 다시"를 연발하므로 나의 새끼손가락엔 굳은살이 불뚝 박혔다.




인생은 밸런스!

난 은퇴한 계묘생 아주머니로서 24시간을 내 마음대로 쓴다.

비교적 3박자를 잘 맞춰가며 생활해 온 덕에 일하지 않는 요즘에도 심심할 틈은 없다.

오히려 바쁜 스케줄 때문에 약속을 잡으려면 휴대폰의 일정표를 확인해야 실수가 없다.


일하고,

공부하고,

놀기!


이게 내가 정해 놓은 내 인생의 3박자 밸런스다.

지금은 생산적인 일에서 은퇴했으므로 한 가지가 없어진 건가?

생업의 중요성이야 말해 무엇하리오만, 노는 일에도 준비 없이는 곤란하다고 젊은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다.


나중에 재밌게 놀려면 늦어도 40대에는 취미를 정해서, 배워서, 능숙하게 그 길을 익혀 놓으면, 아쉬움이 없을 것 같다. 은퇴하고 시간이 남아서 그때 배우려고 하면 무엇이든 어렵고 힘들어서 포기하기 쉽다.

그리고 가능하면 몸으로 활동하는 멋진 취미를 하나 갖기를 권한다.


책 읽고, 글 쓰고, 음악감상하고, 춤추고, 악기 연주하고, 공연 보러 가고, 여행 가고, 화초 가꾸고, 그림 그리고, 산책하고, 등산가고, 친구 만나고, 이런 활동을 하려면 제일 먼저 심신이 건강해야 하고, 심신이 건강하려면 잘 놀아야 하는데?

이번에 무릎에서 신호가 왔다.


"아껴 써라!"


생각해 보니 여태 내 몸을 위한 뒷바라지는 특별히 해준 게 없는 것 같다.

잘하려는 욕심은 버리고, 무리하지 않고 쉬어가면서, 삭신을 달래서 앞으로도 잘 써야 하니, 일단 냉온 마사지를 부지런히 해줘야겠다.

주말 공연은 잘 마치게 해 줘.

무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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