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기준

by 글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처음으로 드는 감정이

그날 하루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런데, 어느 날, 불현듯 힘들다는 느낌이

엄습할 때가 있다.

어제의 일이나 미래에 대한 막연함이

무의식 중에 어떤 걱정의 형태가 되어

나를 그렇게 이끌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로 인해 생겨난 생각과 감정은

쉽게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은 채

침대에서 일어나 그냥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게 되는 날.

사는 게 참 힘들다.

나만 이렇게 힘든 걸까?

세상살이는 원래 힘든 걸까?

아니면 내가 나 스스로 힘들게 만드는 걸까?

이렇게 대답을 찾을 수 없는

무의미한 질문을 계속 되뇌다 보면,

그 옆으로 시간은 무심하게 나를 스쳐 지나간다.

애초에 질문의 방향이 잘못된 것일까?

내가 뭐 그렇게 특별한 사람이라고,

나만 그렇게 힘들 수 있을까?

그리고 힘든 이유를 따지고 보면,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거나

바라는 모습으로 흘러가지 않기 때문인데.

세상은 원래 그렇다는 것을 너무 자주 내가 망각한다.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을

자꾸만 잊어버린다.

그리고 판단한다.

좋고 나쁨을,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


그러면 나는 또 위의 질문들을 반복하고,

그 질문들이 남긴 흔적이 내 안에 쌓이고,

그렇게 또 불편하고 불안한 느낌으로

눈을 뜨는 아침을 맞이할 것이다.


행복함을 느끼는 순간이 그렇지 않은 순간보다

더 많이 하루를 채울 수 있다면……


행복의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

내가 어쩔 수 없는 것,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내 삶에 들어오는 것,

그리고 변화하는 것.


결국 나에게 구애되지 않는 것을 이분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것이 중요할지도 모른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이라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들이라고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알랭 드 보통 '철학의 위안'에서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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