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첫 식사
식탁 너머로 떨고 있었던 그대의 손 시위
어색함을 뒤로한 채
음식들을 시키고
서로 이야기를 애써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는 줄 알았다
두 눈 맞추며 상대방을 바라보다
음식이 식기 전에 먹으라는 그의 말에
시선을 떨어뜨렸다
나의 시선에 들어왔던 건
화려하게 잘 차려진 음식이 아닌
떨고 있는, 너무나 선명하게 볼 수밖에 없었던
식탁 위의 작은 진동으로 전해지는
그 사람의 손 시위 모습이었다
얼굴을 들어 그의 얼굴을 보았다
하얀 얼굴이 조명에 빛날 뿐
겉모습은 평온하였다
다시 시선을 떨어뜨려 음식 너머로
그의 손을 보았다
여전히 떨리는 손을 보며 나는
순간순간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