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지나가는 모든 것들에 대한 사랑
11. 이 남자 센스 미쳤네?
by
나무
Feb 21. 2024
아래로
행동이 빠른 편이다
이 남자에게 어울리는 향을 찾았으니
아침부터 서둘러
곧장 생각하는 브랜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함께 동행하던 이 남자는
백화점 화장품 상점들이 어색한 듯
커피를 들고 이리저리 배회하고 있었다
본인 물건 사고 있는 줄 모르기도 몰랐지만
여성들이 많은 층에 서 있으려니
꽤나 어색한 듯 보였다
어색해하는 그 남자를 등 뒤로
선물 포장하는 것을 유심히 체크하고 있었다
포장이 끝나고 판매사원분께서
활짝 핀 분홍색 장미를 나에게 건네었다
활짝 핀 장미 한 송이가 화려해서
한 송이 만으로도 충분히 예뻤다
꽃을 받는 여자들의 표정은 다 똑같을
것이다
예상하지 못한 꽃 한 송이는
한 층 기분을 높여주었다
이 남자 이 찰나에 표정을 읽었다
며칠 뒤 퇴근 후 현관 앞을 다소곳이 지키고 있었다
꽃다발이 들어있는 상자가 말이다
아들 졸업식에 꽃다발을 사면서
꽃 선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꽃 선물을 좋아하냐는 그의 질문에
살아있는 것을 꺾기도 하였고
받을 땐 좋은데
시들어서 버려야 할 때가
마음이 아파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표현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꽃을 받을 땐
표정을 감출 수 없는 것이 여자인듯하다
세월이 거칠어서
삶을 씩씩하게 살아가야 하는 여자라서
잊고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다
어쩌면 그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먹고 입고 교육하는 것들 이외는
사치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언제부턴가 그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채우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내 표정에서만큼은 숨길 수 없었나 보다
keyword
꽃
사랑
센스
20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나무
누가 뭐래도, 내 인생은 내가 만든다
저자
불혹이라는 나이를 넘고, 홀로 아이들을 양육하며, 사람을 통해 배워가는 일상들이 기억 저편으로 흩날리지 않도록 기억하려 합니다
팔로워
63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09. 어느 날 불쑥 그가 찾아왔다
10. 이 남자 머리엔 뭐가 들어있지?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