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1도 하지 않던 작은 녀석이 대학을 가겠노라 말한다.
그래서 나도 물었다. 내신이 바닥인데, 수시로는 안되고 그럼 정시로? 수능 공부를 하겠다고?
수능 공부하겠단다. 공부와는 담을 쌓은 녀석이.
신기해서 녀석의 얼굴을 쳐다봤다. 그래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면 그대로 해주겠다고 말했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 공부하겠다고 하는 건지 신기하지만 나는 믿는다.
울 작은 아이를.
공부하라고 말했던 적이 언제였던가.
워낙 엉뚱한 생각을 많이 하던 아이라 조용히 학교만 졸업하길 바랬다.
그런 녀석이 대학을 가겠다고, 공부를 해 보겠노라고 말해서 기분이 묘했다.
이런 날이 오기는 하는구나. 싶어서.
큰 아이와 다른 작은 녀석을 키우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화가 났었고, 울화가 치밀었었다.
이러다 화병에 걸리는 건 아닌지, 스트레스가 나를 잡아먹는 건 아닌지 걱정도 했었다.
하지만 아이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음을 인정하고 그 자체로 놔두었다.
언제 까지건 기다리기로 마음먹었다.
무슨 일이 있으면 달려가 네 편이 되어주겠다는 마음 하나로 기다리기로 했다.
그에 대한 답일까?
조금씩 아이는 변하고 있다.
여전히 잠이 많고 정신없는 날이 더 많지만, 조금씩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게 맞는지, 어떤 길을 가야 하는 게 맞는지.
아직 결정된 것이 없으니 일단 공부는 해야겠다고 말하는 아이를 보면서
기다려 주기를 잘한 것 같다고 다행이라 생각했다.
내년이면 고 3이 되는 작은 녀석.
엄마는 너를 응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