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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

by 꿈에 날개를 달자

어릴 적 울 엄마가 저한테 늘 하셨던 말씀이 있습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

1남 3녀의 중간. 언니 오빠 나 여동생.

언니는 맏딸이라서, 오빠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라서, 여동생은 막내라서 사랑받는다고 했는데

저는 그 어떤 것에도 사랑받을 수 없었지요. 그래서 그랬을까요? 저는 어릴 때부터 욕심이 많고 드셌다고

하니 엄마는 그런 제가 별로 예쁘지 않았을 겁니다.

더군다나 엄마는 제 등쌀에 오빠가 기를 펴지 못한다고 저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지요.

눈에 보이게 엄마는 저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제가 왜 오빠만 편애하냐고

대들면 제일 먼저 하시는 얘기가 바로 저 이야기.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 였지요.


과연 그럴까요?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은 없지만, 특별히 예쁘거나 좋아하는 손가락은 있다."

이게 제 결론입니다.

저는... 큰 녀석이 좋습니다.

아니 좋다 나쁘다를 떠나 저랑 합이 맞습니다.

큰 아이는 저를 아프게 하거나 힘들게 하지 않고 늘 배려하는 아이지요.

하지만 작은 아이는 하나부터 열까지 그 어떤 것도 저랑 합이 맞지 않습니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기가 빨리는, 30분 이상만 같이 있어도 짜증이 나는, 말을 시키면 화가 나는

그런 종류(?)의 아이지요.


울 엄마에게 제가 그런 존재였을까요?

예전에는 몰랐는데 그 당시 저를 미워했던 엄마를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랑 엄마도 합이 맞지 않았나 봐요.


내색하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하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때론 힘듭니다.

이런 걸 보면 저는 아직 멀었지요.

더 내려놓고, 더 수행해야 할 모양입니다.

얼마나 수행해야 이런 모든 것들에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참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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