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없이 갑자기 훅 들어온 큰 아이의 군대 신청.
대한민국 남자니까 군대를 가겠지, 했지만 이렇게 훅 들어올 줄은 몰랐습니다.
만약 진해로 가게 되더라도 자기 혼자 갈 테니 엄마는 그냥 집에 계시라는 말에
대견하기보다 서운한 마음이 들었어요.
저도 어쩔 수 없는 엄마인가 봅니다.
이제 하루가 지나고 저도 마음을 단단히 합니다.
제가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아이가 선택했고, 결정했으니 존중해 주고, 기다려 주는 것.
외출했다 돌아오니 아이가 좋은 꿈을 꿨다고 이야기합니다.
차를 타고 다리를 건너는데 커다란 하얀 새가 울 아이한테 날아왔다고.
찾아보니 행운이 생기고 인맥이 늘어나는 꿈이라고 했다나 뭐라나..
그러면서 군대 가면 좋은 인연이 생길 거라고 엄마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네요.
엄마이기에 아이들은 모두 어리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커가고 있네요.
언제 이렇게 단단한 마음을 가진 아이로 성장한 건지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엄마는..
고마워. 네가 엄마의 아이로 와 줘서.
누가 이런 말을 했어. 현생에서 엄마의 아이로 태어나는 건.
엄마의 전생에서 엄청난 은혜를 입은 사람이 자식으로 태어나는 거라고.
그래서 엄마가 아이한테 은혜를 갚는 것처럼 키워야 하는 거라고.
옛날에는 그 말의 의미를 몰랐는데 이젠 알 것 같아.
엄마에게 아이들은 모두 은혜 같은 존재거든.
너희들은 엄마를 진짜 어른이 되고 싶게 하고,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게 해.
엄마를 어른다운 어른으로, 생각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게 해 줘서 고마워.
네가 군대에 가게 되면, 네가 군대에 있는 동안, 너 만큼 엄마도 성장할게.
고마워. 감사해. 그리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