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존재하게 한다.
(천선란 작가 나인 중에서)
오늘도 엄마는 해군 교육사령부 사이트에 들어가 네 사진이 있는지 찾아봤어.
근데 어제 사진에도 오늘 사진에도 네 모습은 보이지 않았어.
그래도 괜찮아. 어제는 인성검사를 하고 물품을 지급받았고, 오늘은 신체검사를 하더라.
이렇게 네가 어떤 생활을 하는지 알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어.
저 많은 장병 중에서 울 현이가 있구나.
저 안에서 울 현이도 건강하게 적응하고 있구나 이렇게 믿으려고 해.
적응하기도 힘들 너에게 엄마는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의 인생을 존재하게 한대.
20대의 엄마에게 넌 뭐든 할 수 있고, 실패해도 괜찮다고, 그런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어른이 된다고 이야기 해준 사람이 있었다면, 엄마의 20대가 덜 힘들었을 것 같아.
그때는 아무도 곁에 없었고, 혼자서 뭐든 해결해야 해서 많이 아팠거든.
내 결정이 맞는지, 나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해야 했던 시간들.
엄마는 현이에게 기다려주고 지켜봐 주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는 거 잊지 마.
엄마가 너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까?
근데 말이지.. 엄마는 너에게 어떤 말도 지금은 하고 싶지 않아.
그냥 네가 곁에 있다면 꼭 안아줄 거야.
네가 입대하기 전 엄마를 안아준 것처럼.
때론 말이지 그 어떤 말보다 말없이 진심을 담아 안아주는 것.
그것이 백 마디 말보다 더 진하게 전해진다는 걸,
울 현이는 알까? ^^
그래도 이 말은 할게. 현아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