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 동생이 뜬금없는 소리를 했다.
"미국 경연 프로그램 중에서 일반인들이 나와서 특이한 재주들을 선보이는 게 있거든."
"그런데?"
"거기에 온갖 동물들을 재우는 소녀가 나왔단말이지."
동생의 말은, 그 소녀의 손길 몇번이면 닭이고 토끼고 금방 잠든다는 것이다.
"내가 동영상으로 봤어. 닭을 이렇게 쓰다듬고 눕혀서 둥기둥기하니까 픽 하고 잠드는거야."
기묘한 재주일세. 그런데 이 얘길 갑자기 왜 하는건가, 싶었다.
"오늘 요가 선생님, 완전 그 여자애 같았어."
그 말을 듣자마자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금요일 저녁, 그 날 수업은 인요가 수업이었다. 피곤하고 나른한 몸을 이끌고 간 수업이었는데, 아마 우리말고도 그런 회원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았다.
"오늘은 골반에서부터 목 뒤까지 척추를 타고 조금씩 올라가면서 근육들을 풀어줄게요."
강사님의 짧은 설명 후 수업이 시작됐다. 한 동작에 긴 시간 멈춰있는 방식이었다. 처음엔 괜찮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몸에서 자극이 밀려왔다. 몸은 조금씩 노곤해지기 시작해서 수업 중반쯤 되자 내가 깨어서 요가를 하고 있는건지 요가를 하는 꿈을 꾸고 있는건지 분간이 잘 안됐다.
동생은 자세를 하다가 꿈까지 꿨단다. 꿈속에서 강사님이 팔을 들라고 하길래, 이게 수업인지 분간이 안되어 주변을 둘러보니 모두 명상(혹은 램수면)중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꽤 많은 회원들이 잠이 들었고, 여기저기서 드르릉 소리가 들렸다.
불면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요가치료실을 열면 잘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