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때려치고 카페나 차릴까?
2025~2026년 기준 대한민국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은 연간 7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지속 확대 중이다. 대한민국의 전체 커피전문점의 매출 규모가 12조 인 것을 감안하면 약 60%의 파이를 프랜차이즈 카페가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막막한 초보 창업자의 입장에서 본사의 빵빵한 지원을 약속하는 프랜차이즈와의 계약은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수많은 데이터를 보여주면서 매출을 보장해준다고 하니 눈이 돌아가기 십상이다.
실제로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집기류부터 인테리어 등의 하드웨어, 메뉴와 직원 교육 등의 소프트웨어까지 다방면에서 개별 매장을 지원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프랜차이즈의 이점에만 시선이 쏠려 충동적인 창업을 감행한다면 담당 직원이 말해주지 않는 뼈아픈 진실을 몸으로 깨닫고 눈물로 후회할 수도 있다.
오늘 8강의 주제 '프랜차이즈냐 개인카페냐 그것이 문제로다'에서는
1. 프랜차이즈 카페 시장의 상황
2. 프랜차이즈 카페의 종류와 특성
3. 어떤 프랜차이즈를 선정할까?
에 대해서 다뤄볼 예정이다.
욕먹을 각오를 하고 쓰는 글이니 끝까지 한번 정독해보시기를.
1. 프렌차이즈 카페 시장의 상황
대한민국 성인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전 세계 평균 소비량인 152잔의 2.7배에 달한다. 인구 5000만 남짓의 나라가 전 세계 스타벅스 점포 수 4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관광지마다 거대한 카페가 들어서서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으니 가히 커피 공화국이라 불릴만 하다.
이런 대한민국의 커피 사랑에 힘입어 카페 프랜차이즈의 매출도 매년 상승 중이니 정보도, 경험도 부족한 예비 창업자들은 프랜차이즈 카페가 좋은 선택지로 느껴진다.
그러나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더라도 성공과 실패의 분기점에서 리스크를 감당하는 것은 점주 자신이다. 본사의 지원만 믿고 창업에 대해 안일하게 접근한다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특히 중년 이상의 은퇴 후 창업자들이 프랜차이즈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상태로 카페 업계에 도전했다가 소중한 퇴직금을 날려버리는 상황을 자주 보게 된다.
이는 레드오션이 되어버린 프랜차이즈 시장의 상황에서 기인한다. M커피, C커피, T커피 등의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엄청난 금액으로 사모펀드에 매각되었으나 이미 대한민국의 카페는 포화상태에 도달했다.
따라서 프랜차이즈들은 상권 제한 폐지, 매장 보호 반경 축소 등의 무리수를 두면서 어떻게든 본인들의 매장 수를 늘리기 위해 혈안이 된 것이다.
이는 고스란히 공격적인 영업 경쟁으로 이어졌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더 많은 수의 매장을 확보하는 것이 기업 가치를 올리는 길이기에 손흥민, GD, BTS 등의 특급 유명인들을 모델로 내세우면서 경쟁적으로 동네상권에 진입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베이비 부머 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더욱 더 심화되었다. '놀기는 그렇고 뭐라도 해야지.'라는 마음을 가진 성실한 은퇴자들의 자본을 온갖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부정적인 어조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카페를 창업해볼까?'라고 운을 떼는 순간 수십개의 업체들이 개인과 회사의 정보격차를 이용하여 예비 창업자를 유혹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온갖 지원금에 저금리 대출, 쉽고 편한 시스템과 보장된 매출이 당신을 기다린다.
하지만 명심하길 바란다.
프랜차이즈 카페를 선택한 순간 당신은 시스템을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내가 지난 화에서 하나의 매장을 창업한다는 것은 기계장치를 설계하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한 것을 기억하는가? 프랜차이즈 매장을 입점하기로 선택한 순간, 당신은 엔지니어가 아닌 기계 장치의 일부로서 기능한다.
당신은 프랜차이즈 본사로부터 소프트웨어를 공급 받는 대신 스스로가 본사 하드웨어의 일부가 되어 해당 프랜차이즈, 혹은 그 회사를 보유한 사모펀드를 위해 일하게 된다.
그럼에도 프랜차이즈 카페의 점주가 되겠다는 이들은 줄을 서고 있으니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본사는 갑이 되고 점주는 더욱 더 을이 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2. 프랜차이즈 카페의 종류와 특성
카페를 구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준은 바로 '규모'이다. 보통 카페는 규모에 따라 가격정책과 타겟 소비자, 비즈니스 모델이 크게 달라지게 되며 운영 방식과 주체 또한 완전히 이질적이다.
일반적으로 규모가 작을수록 메뉴의 가격이 저렴하고, 객단가가 낮으며 창업 비용이 적게 든다. 반대로 규모가 클수록 메뉴의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객단가가 높으며 창업에 큰 자본이 필요하다.
이 문법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여기서는 규모에 따라 내림차순으로 설명하도록 하겠다.
대형 프랜차이즈(S사, H사, B사 등) - 40평 이상
주로 번화가에 입점하며 지역의 랜드마크나 중심지에 적은 수의 점포를 입점한다.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을 내는 것을 선호하기에 개인이 가맹점을 운영할 기회는 자주 주어지지 않는다.
하드웨어(입지, 상권, 인테리어, 건물 등)를 갖추는 데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기 때문에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는 그 자체로 지역 주민 혹은 관광객들의 성지가 되는 경우가 많다.
소프트웨어(메뉴, 브랜딩, 마케팅 등)에서도 본사의 철저한 관리 감독과 각종 이벤트를 통해 강세를 보인다. 소비자들로 하여금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대형 프랜차이즈를 고집하게 하는 부분이다.
중형 프랜차이즈(E사, A사, G사 등) - 20~35평
대형과 소형(저가) 사이에 위치한 포지션의 카페이다. 사실 초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의 등장으로 기존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나 리브랜딩을 통해 중형 프랜차이즈로 탈바꿈한 경향이 크다.
저가 커피에 비해 가격을 조금씩 올리고 서비스를 고급화해 홀 위주의 영업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이나 번화가에만 위치하는 대형 프랜차이즈와는 달리 지방의 시내 상권에 진출해 그 지역의 대장 프랜차이즈 노릇을 하는 경우가 많다.
창업 예정자로서 입점 가능성이 적은 대형 프차보다는 접근이 용이하고 소형 프랜차이즈보다는 수익율과 생존 가능성이 높아 상당히 매력적인 선택지이다.
그러나 그런 만큼 이미 많은 수의 점포가 진출해 있고 소형 프랜차이즈보다 까다로운 입점 조건,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 비용이 들기 때문에 리스크 또한 작지 않다.
따라서 중형 프랜차이즈를 유치하려고 한다면 해당 지역에 경쟁 업체가 있는지, 입점하려는 위치가 홀 위주의 영업에 적합한 입지와 상권인지를 유심히 따져보고 고민해야 한다.
소형 프랜차이즈(저가 커피) - 20평 미만
대망의 저가 커피 차례이다. 현재 카페 업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이자 개인 카페의 주적. 하루를 살아가는 회사원들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에 카페인을 주유해주는 일상의 오아시스.
당신이 프랜차이즈 카페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90%는 이 저가 커피의 라인업(M사, C사, B사 등) 중에서 선택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저가 커피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주변 사람 대부분이 창업을 말리려고 한다는 사실 또한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저가 커피는 2020년대, 혜성같이 등장하여 1,500원이라는 가격에 준수한 맛과 다양한 메뉴로 대한민국 카페 산업을 강타했다.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며 영업을 이어가던 개인카페들의 숨통을 끊고 기존의 프랜차이즈 카페들의 견제를 이겨내며 명실상부한 '데일리 커피의 대명사'자리를 꿰찼다.
예전 토종 커피 브랜드 'E사'가 'S사'가 입점한 바로 근처에 자리를 잡아 상권을 나눠먹었던 것처럼 'M사'는 'E사'의 매장 바로 옆에 자리를 잡고, 또 'C사'가 그 옆자리를 치고 들어오는 식으로 카페의 춘추 전국시대가 열린 배경 또한 저가 커피의 등장 때문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나쁠 게 없다. 커피 한잔 내리는 것이 뭐가 그리 어렵다고 4,000원 5,000원 하는 커피를 사 마셔야 하겠는가? 일을 위해, 공부를 위해, 시원한 음료의 즐거움을 위해 커피를 마셔야 할 때는 저가 커피만한 선택지가 없다.
그러나 당신이 카페를 운영하는 입장이라면 저가 커피만큼 부조리한 존재가 없다. 개인 카페 운영자의 입장에서는 당신의 매장을 멸망시키겠다는 선전 포고요, 천재지변이고. 저가 커피 운영자 본인도 이렇게나 열심히 일했는데 손에 남는 것은 별로 없는 이상한 업종이다.
따라서 저가 커피를 운영하고자 한다면 당신 또한 칼 한자루 차고 전국 시대 전쟁터로 뛰어드는 병사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손흥민과 GD, BTS를 광고모델로 고용할 돈이 다 어디서 나왔겠는가? 그게 다 전국의 저가 카페 사장이 한 잔에 1,000원씩 남겨서 지불한 광고비인 것이다. 아 참, 배달로 팔면 500원이 남는다.
저가 커피는 개인적으로 정말 창업을 말리고 싶은 종목이지만 그것은 나중에 한 편의 글로 풀어보도록 하겠다. 정말 저가 커피를 꼭 해야만 한다면 반드시! 해당 상권의 규모와 매장의 입지를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분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주변의 개인 카페 사장과 나란히 폐업 동기가 되는 '공멸'의 운명을 맞이할 수 있다.
3. 어떤 프랜차이즈를 선정할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자영업 커뮤니티에 여러가지 프랜차이즈를 놓고 창업을 고민하는 글을 올린다. 유독 시스템과 질서를 사랑하는 대한민국에서는 돈을 받고 시스템을 제공해주는 프랜차이즈가 성업할 수 밖에 없다.
답은 간단하다. '소비자의 마음이 되어보면 안다.'
우리 모두는 사장 혹은 직원이기 이전에 소비자였다. 내가 소비자로 기능할 때의 마음가짐과 심리를 대입한다면 어떤 프랜차이즈를 선택해야 할지는 자명해진다.
바로 1등 프랜차이즈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의 1등은 무엇일까? S사이다. 중형 프랜차이즈 1등은? E사이다. 소형 프랜차이즈 1등은? M사이다.
그런데 창업할 시기가 되면 갑자기 헷갈리기 시작한다.
뭐 '아무개 커피' 본사 직원 상담을 받아보면 더 낮은 창업 비용에 발전 가능성, 이미 성공한 매장들의 매출을 보여주고 또 그걸 보다보면 이 브랜드의 성장에 기대를 걸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그러나 점유율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업계는 1등이 해당 업계 매출의 3분의 1에서 절반 정도를 먹고 들어간다.
치킨은? B사. 햄버거는? M사. 이렇게 브랜드가 예민한 업종에서는 1등 프랜차이즈, 아무리 타협해도 2등에서 3등을 넘어가면 안 된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는 자기네 성장률과 단위 매장의 매출에서 상위 브랜드를 앞선다고 말할테지만 대부분이 통계의 함정에 가깝다.
소비자가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이유는 선택이 실패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비용을 지불했는데 커피가 맛이 없다면? 매장이 지저분하거나 불쾌한 서비스를 받는다면? 프랜차이즈의 가치는 '일관성'에서 나온다.
일반 소비자는 더 증명된 프랜차이즈에 몰리게 될 수 밖에 없다. 더 안정감을 주는 선택이기에.
오늘은 카페 프랜차이즈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과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풀어보았다.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한 경험도 없으면서 감히 말이다.
그러나 예비 창업자 여러분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여러분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주요한 창구는 아마 인터넷일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상법상 프랜차이즈 계약 전 기업들이 공개하는 정보는 세계 평균에 비해 상당히 제한적이며, 그마저도 편향된 수치를 집어넣어 각 점주들이 맞이하고 있는 현실과는 괴리가 있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나는 네이버 자영업자 카페에서 활동하며 몇몇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여러개의 계정을 사용하며 조직적으로 여론을 조성하거나 점주들의 입을 막는 등의 행위를 목격하였다.
정보의 불균형으로 인해 희생당하는 것은 언제나 상대적 약자들이다. 이 위치와 상권이면 될거라고, 분명히 성공할 수 있을거라는 꾀임으로 무분별한 창업을 조장하는 행위는 도의적으로 옳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은퇴자들의 경제력을 파괴해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카페가 망한 자리에 또 다른 카페가 들어서고, 거기에 다시 다른 카페가 들어서는 일이 반복된다면 그 끝엔 무엇이 남겠는가? 부디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 뿐만 아니라 점주의 삶과 행복에 대해 고민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풍토가 형성되었으면 한다.
다음 시간에는 '저가 커피, 잘 되는데 왜 하지 말라고 할까?' 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해보고자 한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