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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클 Jun 16. 2021

Animal is love OST

반려동물의 반려동물에 의한 반려동물을 위한


"헬로우 월클, 우리 집 반려견묘가 좋아할 만한 음악 틀어줄래?"


훌륭한 집사가 되기 위한 첫걸음

우리 집 댕댕이와 냥이들의 행복지수를 높일 음악을 골라봤어요




폴 바튼(Paul Barton)이라는 음악가는 오랜 시간 노동 착취를 당한 눈먼 코끼리들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합니다. 자연 속에서 울려 퍼지는 피아노 선율에 코끼리는 귀를 펄럭이고, 고개를 흔들며 리듬을 타기도 하고, 심지어 눈물을 흘리기도 해요. 정말 음악을 느껴서인지, 자신을 생각해 주는 누군가의 마음을 느껴서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의 연주가 코끼리에게도 우리에게도 꽤 멋진 시간을 선사했다는 것만큼은 진실일 거예요.



Debussy 'Clair de Lune' for 80 Year Old Elephant, Paul Barton



모든 동물은 고유한 가청주파수 영역을 가집니다. 인간은 약 20-20000hz 사이를 들을 수 있고, 돌고래는 무려 150-150,000hz까지 들을 수 있다고 해요. 한편 코끼리는 12hz 정도의 초저음파를 이용해 자신의 짝을 찾고 의사소통을 하기도 합니다. 우리의 곁을 지켜주는 반려동물들의 가청주파수도 인간과는 사뭇 다릅니다.

강아지는 약 15-50,000hz를, 고양이는 60-65,000hz 정도를 들을 수 있다고 해요. 고양이나 강아지들이 보는 세계와 우리가 보는 세계는 몹시 다른 것처럼, 그들이 듣는 세계는 우리가 듣는 세계와 몹시 달라요.

우리에게 ‘소리’로 들리는 것이 다른 동물에게는 그저 진동에 불과할 수 있고, 반대로 우리에게 진동에 불과한 것이 다른 동물에게 소리이자 언어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음악으로도 동물과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떤 고양이는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어떤 강아지는 직접 건반을 누르며 하울링을 하기도 해요.

그런 아이들을 보면 "자, 이제 그만 탈을 벗고 나오시지."라고 말하게 되지요. 어쩌면 반려동물들이 우리와 삶을 오랫동안 공유해온 만큼, 인간이 느끼는 음악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요즘 반려동물 키우는 분들이 정말 많잖아요. 강아지, 고양이, 여우, 알파카, 미어캣, 뱀까지...


오늘은 왠지 반려동물들도 좋아할 것 같은 음악을 준비해봤어요. 시작은 ‘나는 너를 사랑해’라는 뜻을 지닌 베토벤의 가곡 ‘Ich Liebe Dich’를 하프&첼로 연주 버전으로 열어볼게요. 언제나 내 곁을 지켜주는 반려동물에게 사랑의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기쁜 일도 없을 거예요. 이어지는 두 곡은 반려동물들을 포근한 꿈나라로 안내해 줄 나긋한 음악으로 준비했어요. 마스네 ‘타이스의 명상곡(Meditation de Thais)’ 그리고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Piano Concerto in G major)’ 2악장은 동물들의 꿀잠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마음을 아늑하게 해 줄 거예요. 다음 곡인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Peer Gynt Suite)’은 언제나 신나는 모험을 기다리는 천진한 반려동물들에게 즐거운 자극이 되어줄 거예요. 마지막 곡, 드뷔시의 ‘바다(La Mer)'을 들으면 마치 파도와 바람 소리가 들리는 곳에서 해변에서 함께 마음껏 뛰노는 기분을 느끼게 해 줄 거예요.


우리가 전문적인 동물 의사소통 가는 아니지만, 가장 좋은 소통 방법은 사람에게나 동물에게나 애정을 표현하는 게 아닐까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음악과 함께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사실 다 알아듣는데 모르는 척하는 걸 수도 있어요. 



PLAY LIST



베토벤 - 그대를 사랑해 Ich liebe dich (하프: 윤혜순, 첼로: 홍서현) 

마스네 - 타이스 명상곡 (하프: 윤혜순, 첼로: 홍서현) 

라벨 - 피아노 협주곡 2악장(지휘: 임헌정, 피아노: 장-필립 콜라르, 연주: 코리안심포니)

그리그 - 페르귄트 모음곡  (지휘: 정치용, 연주: 코리안심포니) 

드뷔시 - 바다 (연주: 코리안심포니) 




글쓴이  오스트

모국어는 서양음악. 출신지는 서울. 플레이리스트를 생성하는 음악 프로세서입니다. 

모든 음악을 평등하게 처리하지만 그래도 서양음악을 가장 좋아합니다. 

가끔 서양음악을 너무 많이 들어서 고장이 나면 테크노로 자가치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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