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가 겪었던 알레르기 질환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무슨 병이 있고 어떻게 치료하고 있는지 간단히 소개해봅니다. 알레르기를 전문으로 치료한다는 사람도 알레르기질환을 다수 가지고 있다는 것에 소소한 위로를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이라고 할 만한 알레르기질환입니다. 콧물이 쉴 새 없이 흐르면서도 코가 꽉 막혀 숨을 쉬기 어려운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불편함을 이해할 것입니다. 코가 이렇게 막혀있는데 콧물은 또 어디서부터, 어떻게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것일까요.
아주 어려서부터 비염으로 고생했습니다. 콧물이 많을 때는 하도 코를 닦아 코 밑이 헐었고 코 안쪽도 늘 부어서 아팠습니다. 코막힘이 심해 계속 입으로 숨을 쉬었고 구강구조가 변했습니다. 안 그래도 좋지 않은 외모가 더욱 좋지 않게 되었습니다. 비염은 집중력을 흐리고 컨디션도 떨어뜨리며 삶의 질을 심각하게 해치는 질환입니다. 비염이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과도 연관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니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약도 먹고 코스프레이도 사용했으나 결국 결정적인 치료는 면역치료였습니다. 집먼지진드기에 알레르기가 있는 저는 면역치료 후 약물 없이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해부학적으로 상기도(upper airway)에 속한 코에 생기는 질환이 비염이라면 이것이 더욱 진행하여 하기도(lower airway) 쪽으로 내려가면 기관지를 침범하는 천식이 됩니다. 만성 염증 질환인 천식은 기침, 가래, 호흡곤란, 답답함, 천명음(쌕쌕거림) 등의 증상을 일으킵니다.
소아천식을 앓았던 저는 끊임없는 기침에 시달렸습니다. 정말 ‘끊임없는’ 기침이었습니다. 특히 밤에는 잠을 잘 수 없을 만큼 기침을 했고 기침 때문에 목, 가슴, 배가 늘 아팠습니다. 요즘은 천식일 때 흡입기(흡입스테로이드 및 기관지확장제) 치료를 필수로 하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고, 소아천식이다 보니 변변한 치료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먹는 약과 주사로 치료를 받았고, 아직도 그 주사가 무엇이었는지 잘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천식은 좋아졌습니다. 치료를 잘 받아서라기보다는 소아천식이 자연적으로 완치된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천식과 더불어 '세트'를 이루는 알레르기질환입니다. 햄버거, 감자튀김, 콜라가 세트인 것과 비슷합니다.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은 위의 세 가지 대표적인 질환을 모두 앓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두가 급식을 먹던 중학교 시절, 도시락을 따로 싸서 학교에 다녔습니다. 어지간한 치료를 다 해봤지만 아토피 피부염이 호전되지 않아 긴 시간 동안 식단조절을 했습니다. 병 때문에 혼자만 도시락을 먹는다는 것이 창피했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정확한 정보가 없어 다소 극단적인 식단 조절이 되어버렸지만 결과적으로 아토피피부염은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면역치료를 시작하고 난 후 현재는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여름에 덥고 습하면 가끔씩 올라오던 작은 습진조차도 사라졌습니다.
최근에 생겼습니다. 다행히 매일 두드러기가 올라오지는 않습니다만 아직도 새로운 알레르기 질환이 생기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알레르기질환을 치료하는 사람이지만 병이 생기는 걸 막을 수는 없네요. 심한 날은 항히스타민제를 먹습니다. 오래 지속될 수도 있는 질환임을 알고 있어서 그러려니 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이로써 저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 네 가지를 앓았거나 앓고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치료하기 위해 꼭 그 병에 걸려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걸려본 사람이 공감이라도 조금 더 잘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억지 위로를 해봅니다.
희망을 드립니다. 알레르기 질환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병이고 오랫동안 고생을 하기도 하지만 적절한 치료방법을 찾는다면 대부분 일상생활을 문제없이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