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알레르기를 구별하는 방법

by 강상록

오늘부터 약물 알레르기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는 약인 항생제와 소염진통제 처방이 흔한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약물 알레르기가 중요한데요. 인구의 대략 1% 정도의 사람이 약물 알레르기를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습니다(자가 보고 vs 의사 진단, 일반 환자 vs 입원 환자, 약물 종류 등 평가 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


부작용 vs 알레르기

약물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유해반응을 통틀어 약물유해반응(adverse drug reaction, ADR)이라고 합니다. 학문적으로는 이것을 A반응과 B반응으로 나누어 과용량, 독성, 부작용, 상호작용, 불내성, 특이체질, 알레르기 등으로 분류하지만 지금은 실용적으로, 아주 쉽게, 알레르기 반응이냐 아니냐로만 나누어 보겠습니다.


약물을 투여한 후 발생한 모든 증상이 다 알레르기 반응은 아닙니다. 약물 알레르기가 의심되어 병원에 오지만 실제 진단을 해보면 약물 '부작용'인 경우가 많습니다. 부작용은 '치료 목적이 아닌 반응이 약물 고유의 약리학적 작용에 의해 발생한 것'을 의미하고 알레르기는 '면역학적 기전으로 발생하는 과민반응'을 의미합니다. 알레르기는 특정 사람에게만 발생하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반면 부작용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고 반복해서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약을 먹고 부작용으로 변비가 생겼는데 수개월 후에 다시 먹을 때는 괜찮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전형적인 약물 알레르기의 증상은 두드러기, 가려움증, 혈관부종(안구부종, 입술부종, 기도부종 등), 호흡곤란, 눈물, 콧물 등입니다. 위장관 증상(속 쓰림, 구역, 구토, 설사, 변비), 졸림, 입마름, 손떨림, 두통, 홍조, 발열감, 근육통 등 그 밖의 증상은 대체로 단순 부작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부작용과 알레르기의 구분을 환자가 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는 병원에서 의사가 할 일이지만 약물 알레르기에 익숙하지 않은 의사들도 있기 때문에 환자가 정확한 소견을 듣지 못하기도 합니다. 부작용을 알레르기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고 분명 알레르기가 의심되는데도 '그럴 리가 없다'며 일단락해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 알레르기내과 의사를 찾아가시면 되겠습니다.


즉시형 vs 지연형

즉시형 약물 알레르기는 대부분 30분~1시간 이내에 발생합니다. 짧게는 수분 만에 발생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약물 알레르기라 말할 때는 대부분 즉시형 반응을 말하고, 면역글로불린 E(IgE)라는 물질이 매개가 되어 일어납니다. 따라서 약을 먹고 수시간~수일 후에 두드러기가 발생했다면 약물 알레르기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연형 약물 알레르기도 있습니다. 이 경우 약물을 복용하고 2주~8주 후 증상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즉시형과는 다르게 T세포라는 면역세포를 매개로 하여 일어나는 반응입니다. 대부분 '반구진 발진(maculopapular rash)'이라고 부르는 전형적인 발진을 동반하거나 더욱 심한 형태일 때는 점막 침범, 피부 탈락 등을 보이기 때문에 경험 있는 의사라면 피부 모양만 보고도 지연형 약물 알레르기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지연형의 경우 원인 약물을 찾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2개월 전 먹었던 약 때문에 오늘이 되어서야 증상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병이 의심되면 적어도 2개월간 먹은 모든 약을 다 조사해야 합니다.


결론

약물 알레르기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전형적인 증상인지, 노출과 발생까지의 기간이 합당한 지, 반복적인 발생인지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고 다수의 약물을 같이 처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떤 약이 가능성이 높은지 잘 알고 있어야 진단이 가능합니다. 쉽고 정확한 검사가 별로 없다는 것도 진단을 어렵게 하는 이유입니다. 결국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문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검사법, 흔한 원인 약물, 치료, 보건의료에서 약물 알레르기 진단의 중요성 등을 차차 다루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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