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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살로 보이세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처음에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남자들은 "아저씨"라는 말을 들어도 대수롭지 않게 넘겨야 하고, 

나이 들어 보인다는 놀림을 받아도 그냥 웃어야 한다. 

그런데 여자들은 조금만 나이가 많아 보인다는 말에도 정색한다. 


왜 우리는 놀림받아도 되고, 너희는 안 돼? 이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이 반응에는 단순한 예민함이 아니라 사회적·심리적 배경이 깔려 있었다.

남자는 나이가 들면 경험과 신뢰가 쌓인다고 평가받지만, 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매력’이 감소한다고 여겨진다. 젊음이 곧 아름다움이고, 아름다움이 곧 가치라는 인식이 뿌리 깊다. 

그러니 ‘00살처럼 보인다’는 말이 단순한 외모 평가가 아니라, 무언가를 잃어버린 느낌을 줄 수도 있다.


여성의 사회적 가치는 종종 젊음과 미모와 연관된다.

이것은 연애 시장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젊은 여성들은 "아름답고, 패기 있고, 신선하고, 밝다"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지만,

나이가 들면 그런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남자는 연차가 쌓일수록 "전문가", "경험 있는 사람", "책임감 있는 리더"로 인정받는다.


* 예를 들어보자.

35살 남성이 직장에 지원하면? → 경험과 경력에 대해 주로 면접이 진행된다

35살 여성이 직장에 지원하면? → 결혼과 육아에 대한 이야기가 꼭 나온다


같은 나이라도 남자는 커리어의 정점으로 보이고, 여자는 '일과 가정 사이에서 고민할 나이'로 평가된다.

그렇다고 사회가 여성을 억지로 차별하려는 것이 아니다.

결국 오랫동안 굳어진 사고방식, 관습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몇 살처럼 보이냐’는 질문은 여성들에겐 가벼운 농담이 아니라, 사회적 위치와 가치를 평가받는 순간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남자는 어떨까? 

우리는 어려 보여도, 성숙해 보여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도 사실 동안 소리를 오래도록 듣고 싶다. 단순히 외모 때문이 아니라, 젊음이 주는 가능성과 활력이 좋아서다. 그런데도 내 나이를 듣고 상대가 "아, 그냥 그 나이처럼 보이네요"라고 하면, 묘하게 슬퍼진다. 

기분이 나쁜 건 아니지만, '아, 나도 어느덧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남자와 여자가 나이에 대해 가지는 감정의 차이는 '사회적 기대'와 '자아 인식'의 차이 같다.

여성은 나이가 많아 보인다는 평가가 곧 '사회적 가치의 하락' 으로 연결될 수 있으니 민감해지고,

남성은 어려 보인다는 칭찬을 자주 받지 않으니, '늙어 보인다'는 말을 들으면 어이없지만 결국 농담으로 남아버린다.


시대가 변하는 것을 느낀다. 외모관리를 하기 시작하는 남자들도 있고, 나이에 신경쓰지 않고 어떤 삶을 사는것인지를 집중하는 여자들도 늘어난다. 나이 자체보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남자든 여자든, 나이를 평가받고 상처받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가 먼저 보이는 세상.

그런 세상이라면, 나도 누군가에게 “그 나이에 비해 멋지네요”라는 말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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