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軍)에서 같이 근무했던 후배 네 명과 저녁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중에 한 명은 10년이 지나 처음 보는 후배도 있어서 나름 좋은 시간을 가졌다.
식사하면서 내가 “한 번 근무하면 네 번 순찰을 도는 데,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매번 계단으로 올라가는 습관을 들이니 건강에 좋은 것 같다.”라고 했다.
그랬더니 한 후배가 “앞꿈치로만 올라가면 운동량이 더 많아진다.”라고 거든다.
이곳에 근무하면서 시작한 계단 걸어서 올라가기는, 새로 만든 습관이지만 내놓고 자랑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 년 반 동안 공부한다고 앉아만 있어서 옆구리와 뱃살이 볼만했었는데, 두 달 만에 흔적을 찾을 수 없으니 말이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문득 ‘습관’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음미해 보았다.
집에 와서 습관을 찾아보니 ‘익힐 습(習), 버릇 관(慣)’이다.
말 그대로 ‘익혀서 만들어진 버릇’이다.
그런데 ‘버릇’이라는 말도 습관과 같이 많이 쓰고 있는데, 두 단어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했다.
둘 다 ‘지속적이고 반복된 행동’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공통점은 있으나, 사용된 예를 살펴보니 습관은 긍정적인 표현에 버릇은 부정적인 표현에 주로 사용되고 있었다.
그렇다고 나쁜 습관, 좋은 버릇이 아주 틀린 표현이라고 볼 수도 없었다.
구태여 구분하자면 ‘버릇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 배는 것이고, 습관은 일부러 노력해서 익혀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버릇은 비교적 사소한 행동인 반면에 습관은 중요한 행동인 경우가 많았다.
버릇은 이미 오랜 시간 동안 몸에 배어있어 고치기가 어렵다.
속담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어려서 버릇을 잘 들이라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것이지만, 한편으로 버릇을 빨리 고치지않으면 여든까지도 못 고친다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쁜 버릇을 고치는 데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좋은 습관을 만들어 나가는데 집중하자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일단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습관을 솔직하게 모두 나열해 놓고,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좋은 습관은 지속성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나쁜 습관은 대체할 좋은 습관으로 바꿀 수 있는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나 같은 경우는 늦잠을 자지 않는 것, 책이나 글을 읽으면서 메모하는 좋은 습관도 있지만, 술자리에서 급하게 술을 먹는 치명적인 나쁜 습관이 있다.
이 나쁜 습관은 군대생활 초기에 분위기가 좋지 않은 함정에서 근무하면서 형성된 것으로, 군 생활 내내 아슬아슬한 경우를 많이 만들어 냈었다.
다행히 술버릇 자체는 나쁘지 않았고, 아내가 수호신 역할을 해줘서 버틸 수 있었다.
지금도 가끔 술친구들을 만나면 경쟁하듯 먹게 된다.
존 드라이든은 “습관을 만드는 것은 우리자신이다. 그다음에는 습관이 우리를 지배한다.”라고 했다.
이제 환갑도 지났으니 나쁜 습관을 좋은 습관으로 전환시키는데 집중해 보려고 한다.
“오랜 시간 좋은 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평범함을 비범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