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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철 Jun 14. 2023

질문에 대한 질문

 질문. 질문의 사전적 의미는"알고자 하는 바를 얻기 위해 물음."이다. 몇 달 전부터 현재까지 챗GPT에 대한 열풍이 대단하다. 이 도구를 잘 쓰기 위해서는 질문을 잘해야 한다고 모두 말한다. 잘 질문하는 법.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질 좋은 답을 얻을 수 있다. 이미 챗GPT를 잘 활용하는 법에 대한 강의가 수두룩하다.


나는 이 챗GPT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글을 쓰는 건 아니다. 질문의 본질과 나의 사례에 대한 글을 남겨보고 싶다. 물론 좋은 사례는 아니다. 안 좋은 사례에 대한 말을 할 것이다. 


나는 내가 보아도 질문을 잘하지 않는 사람이다. 궁금한 게 있어도 혼자 끙끙앓거나. 인터넷 검색에 의존한다. 이런 태도는 회사생활에서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다. 우선 나는 질문을 왜 하지 않는지에 대해 생각을 해 보았다. 난 나의 질문이 멍청한 질문이라고 늘 생각했다. 친구든, 직장동료와 사수, 심지어 가족들에게까지 말이다. 단순한 질문조차 나는 하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다.


궁금한 게 있어서 질문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혼자만의 생각으로 정말 멍청한 질문이군, 하면서 멈칫하게 되고 결국 그 질문은 공중분해되고 영영 잊히게 된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뒤에 후폭풍이 몰아치게 된다. 


특히 회사생활에 있어서 질문은 정말 중요하다. 아무리 멍청하고 하찮은 질문이라도 물어보지 않으면, 말하지 않으면 그 누구고 모르고 나만 알게 된다. 몇 달 전에 회사 대표가 나에게 프로젝트 하나 같이 해보자라고 제안을 했다. 나는 딱 문장으로 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대표가 프로젝트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해주었지만 나는 더 자세히 알기 위해 물어봤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질문하지 않았다.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2주라는 시간이 흐르는 와중에 대표에게 질문을 하나도 하지 않았다. 반대로 대표는 나에게 지속적으로 진행 상황에 대해 묻고 또 물었다. 나는 그저 답하기에 바빴다. 솔직히 궁금한 게 많았다. 하지만 나의 궁금증과 질문이 정말 멍청하고 이런 질문을 받을 대표를 생각하면 이런 질문 따위는 하지 않는 게 좋겠어라고 생각하고 다시 깊은 우물 속으로 숨겨 버렸다.


결국 최악의 상황이 발생되었다. 대표와 나의 생각과 진행사항 등등 하나부터 열까지 서로 다른 생각과 다른 걸 하고 있었다. 그렇게 허비된 시간이 2주일이다. 프로젝트 마감시간은 코앞인데 다시 처음부터 맞춰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만약 지속적이고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나의 멍청한 질문이라도 던졌다면 이미 프로젝트 준비는 완성이 되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아무리 멍청한 질문이라도 두려움 없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성격이 소심하고 내향적이라도 질문은 해야 한다. 억지로라도 해야 한다. 아니면 할 말이 없어도 함께 일하는 직장동료 근처에 서성거리기라고 해야 한다. 그저 사소한 일상얘기라도 시작될 수 있게. 동료 주변을 서성거리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런 것부터였다. 그래서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동료든 대표든 그 주변을 아무 이유 없이 서성거렸다. 


결과는 질문하려고 늘 고민만 하고 망부석처럼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던 시절보다 훨씬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했다. 사소한 일상 이야기를 시작으로 점점 궁금했던 질문으로 연결되었고,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오갈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서로 업무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질문에 대한 질문. 이런 글을 이렇게 길게 창피한 마음으로 써 내려갔지만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질문이 태도를 바꾼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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