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에서 아침을 - 모닝구를 찾아서
맛있는 블랜드커피와 아침세트를 든든하게 먹었다면, 아침 산책을 떠나볼 차례다. 커피하우스 마키가 있는 곳은 데마치야나기로 불리는 지역에 위치해 있는데, 늘 관광객들로 붐비는 청수사나 산조에 비해 한가로워 느긋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스폿이다.
첫 번째 코스는 데마치 후타바. 떡집이다. 명실상부 데마치야나기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침부터 아침부터 문을 닫는 늦은 오후까지, 늘 구불구불한 줄을 한 사람들로 가득하다. 옆 가게에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하니 종일 줄만 세워주는 사람이 있을 정도. 가장 명물은 검은 콩이 쏙쏙 박힌 마메모찌(豆餅), 콩떡이다. 교토에서 검은콩떡은 어느 떡집에 가든 볼 수 있고, 대형마트나 심지어 편의점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간식이지만, 데마치 후타바의 콩떡은 확실히 맛있다. 계절 따라 선보이는 일본의 전통 떡들도 만날 수 있으니 꼭 한번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데마치후타바 옆 골목으로 가면 교토의 작은 시장도 구경할 수 있다. 조금 걸어 들어가면 시장 한가운데 위치한 데마치자(Demachiza)는 48석짜리 작은 극장이 보인다. 굳이 이름을 몰라도 '아 여기는구나!'한 번에 알 수 있을 만큼 멋진 곳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커피숍과 서점이 병설되어 있어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잠시 쉬어가기 좋다.
다음 코스는 카모가와 델타. 찹쌀떡을 손에 잘 쥐고 강변으로 가면 카모가와 델타가 등장한다. 카모가와는 교토를 관통하는 강의 이름인데, 북서쪽에서 흐르는 카모가와와 동북쪽에서 흐르는 타카노가와가 만나는 지점을 카모가와 델타라고 부른다. 한가로운 풍경도 아름답고,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쉬어가기 좋은 스폿이다.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속 배경 장소로도 유명하다. 주인공인 타카토시와 에미는 카모가와에서 한때를 보내며 추억을 나누는데, 벤치에 앉아 멍하니 있다 보면 징검다리 위에서 까르르 웃는 아이, 연인, 친구들이 주인공이 되어 어느새 영화 속 한 장면이 그대로 펼쳐진다.
세 번째 코스는 교토교엔이다. 교토에서 가장 큰 공원이라고 볼 수 있는데, 과거 일본 천황의 황궁인 교토고쇼, 센토고쇼, 고미야고쇼를 둘러싸고 있다. 천황이 교토에서 도쿄로 수도를 옮겨간 후 공원으로 재정비되었다. 거대한 규모의 공원에 들어서면 순식간에 딴 세상에 온 느낌이 든다. 봄이면 1500그루 이상의 벚나무를, 가을에는 다양한 수종의 단풍이 물들어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연중무휴 무료로 개방되어 있어 부담 없는 산책코스로 제격이다.
마지막으로 교토교엔으로 가기 전에 들러볼 만한 곳이 추천한다. 교토교엔의 북쪽에 붙어있는 도시샤대학이다. 개방시간 내 방문하면 이국의 대학풍경도 슬쩍 구경할 수 있고, 특히 윤동주시인의 정지용시인의 시비를 볼 수 있는 곳으로 한국인에게는 특별한 장소다. 과거에 핍박받던 한국인, 그리고 그들을 사랑한 일본 사람들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괜스레 마음이 찌릿해진다.
<데마치후타바>
위치 : 데마치야나기역에서 서쪽으로 300m 방면 (도보 5분 소요)
영업시간 :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매주 화요일, 넷째 주 수요일 휴무)
대표메뉴 : 마메모찌(검은 콩떡)
※ 현금결제만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