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지는 않았지만 새벽 기상

<새벽 기상> 이별이라는 것은 잠을 쉬이 깨이게 한다.

by K써니

작은 변화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다.


올해 중반쯤부터 나는 아침에 일어나기를 목표로 삼았었다. 그리고 무한반복 루틴에 지쳐 어느 순간 모든 것을 놓고 그냥 될 대로 돼라. 그렇게 지내오다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이른 아침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스스로 다짐을 하고 또 하며 그렇게 한 해를 보냈다. 시간이라는 것이 참으로 무심하여 생각에 미치는 것만 벌써 1년째라는 생각에 스스로 창피함이 앞서기도 한다. 그럼에도 나에게 새로운 변화가 왔고 원하지는 않았지만 이른 새벽 알람 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이게 되었다.


원하지 않았지만 이른 새벽에 깨인다는 것이 포인트이다.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시간의 만남 이후 이별을 맞이하고 나도 모르게 생각에 뒤엉켜 잠든 밤 그리고 새벽에 그 이어진 생각들에 잠이 깨었다. 천성이 그랬던 것인지 평소 무덤덤하게 지내던 상태에서 예민 모드로 돌입하면 잠이 쉬이 오지 않고 잠을 자더라도 조각 잠을 자며 수많은 꿈을 반복해서 꾼다. 아마도 마음속에서 다하지 못했던 말을 반복하듯 복잡하고 복잡한 꿈을 꾸는 탓에 잠을 자도 자는 느낌이 아닐 때가 종종 있었다. 그때가 지금인 것 같다.


새벽 기상에 웬 이별 이야기인가 싶지만 그거 또한 변화의 시기와 맞물려버렸다.


다 핑계일지 모르나 매번 실패로 이어지는 이유도 한몫했었다.


덕분인지 모르나 나는 내가 원하던 시간에 깨이고 있고 또 하루를 살아내기 위해 무던히 머리를 비우고 또 비우고 있다.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는 것도 생각의 뒤엉킴에 놓일 때는 글만 한 것이 없고 비우기에는 안성맞춤이기 때문일 것이다. 쉬이 이별했다 말하기도 힘들어진 나이가 되어버린 지금.. 나는 그저 글을 쓰며 나의 아픈 마음을 달래보고 싶은 것이다. 다행히도 잘 쓰지 않는 이 매체가 나를 위해 활짝 펼쳐져있으니 나는 그저 푸념을 새벽 일기에 기대어 서서히 글을 써 내려가고 있다.


무덤덤해지기에는 아직 시간이 부족할지 모른다.


이별의 첫날은 너무 많은 생각을 했고 이별을 얘기했던 긴 시간의 대화들이 머릿속을 헤집어놓았다. 그동안 쌓아놓고만 있던 마음속의 의구심과 이야기들을 떨쳐내고 상대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내가 억지로 이어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잠시 침묵의 시간을 보내고 이게 마지막이란 생각에 상대를 매만졌다. 그리고 이내 터트려버린 나의 울음과 상대의 울음, 놓지 않으려고 잡았던 손길이 계속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왜 그랬을까?


이런 생각들은 다 부질없는 것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마음이라는 것은 쉽사리 놓지 못하고 그것을 자꾸 되짚어보게 된다.


되뇌고 또 되뇌고.. 그렇게 반복하다 보면 스스로 엉킨 실타래를 탁 놓은 순간이 올 테니 그저 그때만을 생각하며 또 반복하고 있을 것이다. 고작 2~3일이 되었는데 왜 이리도 계속 생각이 나는지. 이별의 순간이 오기 전에도 수많은 생각을 했지만 그 생각과 차원은 다르다. 그때는 더 나아지길 바랐다면 이제는 놓아주기가 주된 생각이라 처음부터 마지막이 되었던 그 모습까지 계속 빠른 속도로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어디서부터가 잘 못 되었을까?


이별 이전에도 생각했던 첫 시점부터가 어긋났을지도 모른다.


명확하게 선을 긋지도 확인하지도 않은 상태에 시작되었던 그리고 어느샌가 1년을 훌쩍 넘겨 그렇게 세월을 보내버렸으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별로 안된 거 같지만 어느새 습관적으로 있던 자리의 부재가 더 크게 다가온다. 그러한 까닭에 새벽잠은 달아나고 덕분인가 싶게도 나의 미라클 모닝(?)은 다시 시작되었다.


안정적인 마음의 이른 아침 기상과는 확연이 달라진 지금의 불안정한 나의 마음이 나를 새로운 길로 인도해주리라 생각하며 또 하루를 지겹도록 한 생각에 몰두하며 무사히 보내주길 바라본다.



이유야 어찌 되었건 이런 계기도 필요한 것이니 나에게 시련을 준 것이겠지 하며 감사해본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오늘도 나에게 새로운 하루를 주어 감사합니다.


오늘도 또 하나의 실타래를 벗기기 위해 도와주리라 생각하며 감사합니다.


오늘도 무사히 보내줄 수 있게 도와주리라 생각하며 감사합니다.


그저 감사합니다.



*두서없는 장문의 글이지만 제 마음이 그렇게 하고 싶다고 글을 주저리주저리 쓰네요. 많은 분들이 제 글을 읽는 것은 아니지만 마무리에 남겨야겠다 싶었습니다. 글이라는 것이 본디 그림처럼 마음을 담는 것이라 생각이 반영되지 않을 수 없어 지금의 제 상태를 반영하는 게 맞다 생각했어요. 당분간은... 아니면 평생이 될지 모르나 계속 저의 마음을 놓아둘 필요가 있어 또 쓰고 또 쓰겠지요. 그럼에도 계속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_ _)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