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자뷔

아이가 키우는 엄마

by 글짓는써니

국민학교 1학년.

낯선 등굣길, 빨갛고 네모나게 각진 가방을 멘 또래보다 조그맣던 아이는 혼자가 아니었다. 한참 뒤에서 몰래 숨어 따라오던 엄마의 존재를 알면서도 애써 모르는 척하던 아이는 뒤도 한 번 돌아보지 않는다. 호기롭게 혼자서도 잘 갈 수 있다며 큰소리를 치면서도 내심 느껴졌던 불안한 감정은 등 뒤의 엄마의 존재만으로도 옅어지고 오히려 더 잘해 보이겠노라며 어깨와 양 손에 힘을 꼭 쥐게 했다.




'아차, 한 발 늦었다'


졸린 눈꺼풀처럼 무겁게 껌뻑거리던 초록불이 금세 빨간불로 바뀌었다.


'차도 없는데 냅다 들쳐업고 뛰어?'


빠르게 스치는 생각에 이내 고개를 저었다. 내 손을 꼬옥 잡고 옆에 나란히 서 있는 꼬맹이 하나. 자칫 가벼운 질서와 규칙들이라고 등한시했다가는 하루 종일 귀가 떨어져라 시달리고 온 동네방네 소문을 낼지도 모른다.


길 가다 가벼운 쓰레기 하나 흘릴 수 없고, 무단횡단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기침이 날 때 입을 가리지 않거나 외출 후 곧바로 손을 씻지 않았다가는 곧장 불호령이 떨어진다. 내가 어떠한 생각과 자세로 삶을 마주하는지 내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참견하는 사람.


항상 가장 가까이서 나를 지켜보는 눈빛에 지금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국민학교 1학년의 조그맣던 어린아이가 그저 키만 훌쩍 커버린 기분이다. 첫 경험이지만 왠지 익숙한 느낌. 이런 것도 데자뷔라면 데자뷔일까.



자칫, 되도 않는 바람에 흔들릴까,

길을 잃고 낯선 곳에서 헤매지는 않을까,

비틀거리는 발걸음을 한 번씩 바로 잡아주는 시선.

어린 시절 멀리 등 뒤에서 말없이 지켜보던 누군가와 같이 삶에 대한 두려움을 달래주는 사람.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는 존재.

두 어깨와 두 주먹에 다시 한번 한껏 힘이 들어가게 하는...


내 아이

...





그런 '아이'와 그에 의해 성장하는 '엄마'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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