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늘 곁에 있어
선덕아줌마네 담벼락에 심어놓은 덩굴의 꽃나무가 있었는데
꽃송이 몇 개가 은은하게 흘려놓은 향기가 나를 잡았다. 아줌마한테 여쭤봤는데
저기 개 짖는 집 아줌마가 캐가라고 해서 캐왔지 이름은 모르겠다고 하셨다.
꽃을 보고 꽃집에 가서 설명을 해도 꽃집의 백발의 할아버지는 내 말을 잘 알아들으시고도
다른 나무를 보여주셨다.
사진을 찍지 않았던 나의 잘못이었다.
그러다가, 동네 근처에서 나무시장이 열렸고 몇 번 애들이랑 과일나무 몇 개를 사러 드나들다가
마지막날 화분에 담긴 그 꽃을 만나게 됐다
'붉은 인동'
작은 표지판이 꽂혀있던.. 내가 찾아 헤매던 그 나무와 만났다.
원래 만남이란 거 자체가 그래...
마음속에서 끓는 마음으로 찾아 헤매면.. 눈이 멀어서 그게 잘 안보이더라
그러다가.. 그 마음이 식고. 어느 정도 진정이 되면. 다시 사물이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다시 만나더라.
나무전시장 직원분들은 그 붉은 인동은 나무시장 개장 처음 때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왜.. 나는 그걸 못 보고. 지나쳤을까.. 그 옆 귤나무를 사달라고 떼를 쓰던 아이를 안아 달래느라 못 봤던 것 같다
나무시장 폐장날. 비를 뚫고. 붉은 인동을 차에 싣고 집으로 왔다
그 나무가. 우리 집에 오고
날이 개이면 마당에 심겠다 하고 현관에 들여놓은 순간. 마음속에 화가 없어진듯했다
피곤한 다릴 이끌고 집으로 들어와 현관문을 열었을 때, 아직 자릴 잡지 못한 인동이었지만
향기는, 정말 아무렇지 않은 듯, 너무 쉽게 나를 위로했다
집에 들어올 때마다 인동을 보며 인상이 달라지는 나는,
인동을 마당에 심어야 하나 아니면 화분을 그대로 현관에 두어야 할지 고민을 했다
나는 비닐하우스대라도 하나 사 오고. 그 하우스대를 타고 자랄 수 있게
나무를 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들은, 마당에 붉은 인동을 심어놓으면
멀리서 인동을 보고, 우리 집에 무지개가 핀 줄 알 것 같다고 했다.
아들은 저녁마다 끄적거리는 스케치북에
무지개가 걸려있는 우리 집을 그려 넣었다
나는 무지개 끝에 보물단지 대신 붉은 인동 화분을 그렇넣었다.
삶의 무지개, 그 시작이 보물단지에서만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