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아들 학교에 볼일이 있는데 입고 갈 옷이 없어 세일로 집어든 청바지. 사이즈를 넉넉한 걸 샀더니 허리를 접어 입어도 헐렁했다. 그런데 허리도 허리지만, 허술한 지퍼 때문에 입고 간 바지 지퍼가 올라가지 않아 남대문을 열고, 하루 행사를 마친 적이 있었다.
가게 맞은편 옷수선 사장님은 바지단은 줄일 수 있지만, 지퍼 수선 같은 고난도(?) 작업은 하지 않으신다고 하셔서, 시어머님께 옷수선을 보냈다.
손이 빠른 어머님은 옷을 보내드리면 바로 보내주시는데 이번에는 일주일 넘도록 답이 없으셨다
그리고 입금된 30만 원
어머님이 얇은 여름바지를 입고 일할 내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하셨다
내 청바지를 수선해 주시면서 추위를 타는 내가 이 옷을 어떻게 입냐고.. 되물으셨다
요즘에는 기모 스판바지가 좋은 게 많이 나오는데 , 가서 사 입으라고 돈을 보내셨다고 하셨다
해가 드는 창가에 자리 잡은 , 어머님 미싱이 생각났다
다 터진 엄지손가락 사이로 실이 드나들 때면 소름 끼치게 손이 아프다고 하셨는데
그렇게 번돈을 나에게 보내셨다
나는 어머님이 아프게 번돈으로 아무렇지 않게 뜨신 바지를 사고
돌아와 옷들을 보며 후회를 했다
나의 추위가 마음이 아픈 사람
세상에 얼마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