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펜스 룰, 범죄가능성을 상대에게 책임부과

by 휘루 김신영

<왜곡된 펜스 룰, 범죄가능성을 상대에게 책임부과>


남성에게 교태나 아양은 금기 요소다. 아양을 떨거나 감상적인 태도를 보이면 멸시하거나 우습게 여긴다. “사내 녀석이 안아달라고 하다니…….”, “남자가 눈물을 흘려서는 안 돼.” 등의 언어는 그에게 “꼬마 어른”을 요구한다. 이런 사회적 억압으로 남성들도 각종 차별을 받으며 성장한다. 이렇게 가혹한 독립을 선고받는 남성들이 꼬마 어른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과도한 능력을 요구받는다.


좁은 의미의 펜스 룰은 남성이 가족 이외의 여성과 단둘이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미국의 부통령 마이클 펜스가 부통령이 되면서 붙은 말이다. 이는 ‘보좌관을 반드시 남성으로 임명하며, 아내를 동반하지 않으면 술을 제공하는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라고 밝힌 데서 유래한다. 공적인 영역에서 여성을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이러한 태도는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자신이 조심하면 될 것을 차별적인 태도를 통해서 이를 차단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다. 항상 남성들은 자신의 범죄 가능성을 상대에게 두는 경향이 있다. 그가 단정치 못해서라는 등의 이유를 대면서 말이다. 이는 여성의 존재를 ‘리스크’로 파악하고 차단하려는 태도이며 여성을 동등한 인격체로 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미투 이후,


교회에서도 여성 신도와 악수를 하지 않는 관습이 생겼다. 아니 대학에서도 여학생과 악수를 잘하지 않는다. 여성을 인격체로 보지 않고 리스크의 대상으로 보는 태도다. 그렇잖아도 가부장적인 교회가 더 가부장제를 공고화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악수를 하면서 온갖 짓궂은 형태의 성희롱을 당하기는 했다. 그런데 이제 악수마저 하지 않는 것으로 그 상황을 바꾸어 차별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말은 악수를 하면서도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행태가 횡행하는 암묵적 행동이었기 때문이라 할 것이다. 더불어 일반적인 모임에서조차 남성들끼리는 악수를 잘 하나, 여성회원들과는 굳이 악수를 하지 않는 왜곡된 태도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2018년 1월 미투 이후 여성들은 펜스 룰에 대한 지침을 첫째 불필요한 지침이다, 자신이 못된 성차별적 행동을 안 하면 된다. 둘째 남성들이 그동안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만 생각해 왔던 것 아니냐 왜 여성을 동료로 인식하지 않고 성적으로만 보느냐 비인간적인 대우다. 셋째 여성을 비공식적으로 차별해서 직업 영역에서까지 불이익의 결과를 주는 대표적인 차별적 행위라고 비판하였다.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을 위한 미투 운동은 성폭력과 성희롱을 막기 위한 것인데, 이에 대한 펜스 룰의 반응은 왜곡된 반응이라 하겠다. 펜스 룰은 여성을 대놓고 배제하는 것이며, 오히려 펜스 룰이 성차별을 더 부추기는 상황이다. 자신이 조심하면 될 것을 굳이 펜스 룰이라는 말로 여성을 억압하고 배제하는 형태다.

펜스 룰은 단절이 또 다른 차별로 이어지는 것으로, 조직의 상층부를 남성들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성 간의 개별적, 비공식적 교류가 차단되면, 여성들에게 불리한 장벽으로 작용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게다가 출장 같은 공식 업무에서 여성이 배제되거나 채용 승진에서 탈락한다면 그건 아예 불법적 차별로 이어지는 것이다.


더욱이 여성을 출장에서 배제하는 것은 더욱 문제가 된다. 펜스 룰은 사적인 지침이며 공적인 영역이 아님에도 공식화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며, 팬스 룰은 남성 개개인의 사적인 지침에 해당한다. 이를 공적인 영역의 펜스 룰로 비약하는 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동등한 사람의 관점에서 대화하면 되는 것이다. 그게 어려운 일이라면 그 어려운 사람이 문제가 된다고 하겠다. 동등하지 못한 잣대를 들이대고 그를 강조하며 강요한다면 그것은 차별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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